◇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선박 안전관리 부실이 지적되면서 이른바 ‘해피아(해양수산부 마피아)’논란이 거세진 29일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의 서울집무실이 있는 여의도의 해운빌딩 10층 한국선주협회 고문실.ⓒNews1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세월호 여객선 침몰과 관련해 해양수산부·해수부 산하단체·해운업계가 유착한 일명 '해양수산부 마피아(해피아)' 논란이 일면서 이를 계기로 모피아(옛 재경부 출신)와 금피아(금융당국 출신)의 금융권 이동이 차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관에서는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의 공석이 장기화되고 있다. 모피아 인사로 지적받은 인사가 유력시됐던 손해보험협회장 선임도 불투명해졌다.
예금보험공사에서는 임기를 다해 퇴임한 최효순 전 이사의 공석이 한 달 넘게 유지되고 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후보자를 금융위원회에 보고했으나 반려됐기 때문이다. 임원 인사가 차일피일 연기되면서 예보는 최근 일부 직원들의 발령 문제로 부서장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
상임이사 자리가 오래 비면서 조직 내외부에서는 금피아 출신이 낙하산으로 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김주현 현 예보 사장 역시 금융위 사무처장 출신이다. 내부 관계자는 "최근 부서장 인사에서 능력이 검증된 부서장들이 상임이사로 가지 못하면서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 올해 초 서종대 전 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4개월째 공석이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다. 아직까지 공사는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하지 않은 채 사장직무대행 체제로 운영중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절차대로 한다면 이미 뽑고도 남았다"며 "내부 승진이 어려운 기관 특성상 외부에서 영입하려 하다보니 복잡한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주로 관료 출신들이 차지해왔다.
여기에 공기관은 아니지만 손해보험협회장 자리도 지난해 8월 이후 공석으로 있다. 최근 김규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으나 기재부 출신인 김 전 차관이 여가부에서 신분세탁을 하고 협회장으로 온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최근 해피아 논란을 계기로 박근혜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전면 차단키로 하면서 손보협회장 공석은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 전 차관도 본인도 손보협회장으로 오는 것이 부담스러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금융권에서는 모피아, 금피아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주춤한 사이에 정치권 출신의 인사들이 그 자리를 메울지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기술보증기금은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비서실장을 맡아온 강석진 씨를 상임이사로 선임했다. 지난 1월에는 예보가 박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문제풍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서산·태안당원협의회 위원장을,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정송학 새누리당 광진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각각 감사로 임명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료 출신의 낙하산이 막히면서 선임이 미뤄지자 정치권 낙하산이 속속 투입되고 있다"며 "그 때문에 내부출신 인사의 승진이 부각되지 못하는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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