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세월호 침몰 참사' 발생 당시 청해운해운 측이 최초 출동했던 구조업체를 돌려보내고 '언딘 마린 인터스트리'(언딘)와 독점계약을 맺은 경위와 관련해 경찰이 내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언딘과 해양경찰의 유착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온 가운데 이번 내사가 정식 수사로 전환될지, 또 의혹을 어디까지 파헤칠지 주목된다.
2일 청해진해운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최초 사고현장으로 출동했던 H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내사팀이 최근 H사를 방문해 당시 구조작업 의뢰를 받은 사실과 사고지역으로 이동 중 돌아가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 해양구조전문업체인 H사는 사고발생 6시간 뒤인 지난달 16일 오후 4시35분쯤 청해진해운의 안 모 이사로부터 "세월호가 침몰됐으니 구조선과 구조대원을 진도 사고지역으로 급파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H사는 즉시 전국에 있는 구조대원들을 인천항으로 집결시킨 뒤 그날 7시35분쯤 구조선에 태워 진도로 출동했다.
그러나 구조선이 경기도 평택 부근을 지날 때 쯤 H사측은 안 이사로부터 "언딘이라는 회사가 내려와 구조작업 중이니 회항하라. 위약금은 물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H사측은 "다른 업체가 있어도 구조작업이 우선이니 가겠다"고 했으나 안 이사는 "올 필요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말했다. H사는 30년 가까이 해양구조와 인양작업을 해 온 우리나라 굴지의 구조업체로, 천안함 폭침 사건 때도 가장 많은 실종자를 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이사는 당시 진도 현장의 청해진해운측 총괄책임자였으나 지난 30일 체포돼 유기치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경찰은 언딘과 유착관계에 있는 해경 간부가 청해진해운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H사를 돌려보내고 언딘에 구조작업을 몰아주도록 한 것으로 보고 내사를 진행중이다.
언딘의 김윤상 대표는 해양구조협회 부총재이자 이사이며, 해경청장 출신의 김 모씨 등 해경과 해양수산부 고위직 출신들이 이 협회 이사로 대거 등록돼 있어 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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