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심판 '진보적민주주의' 북한 연계성 공방
2014-05-08 13:53:59 2014-05-08 13:58:11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통합진보당 정당해산심판 6차 공판에서 정부측과 통진당측이 통진당 강령인 진보적민주주의의 북한 연계성을 두고 맞붙었다.
 
8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이번 공판에서 정부측은 통진당 관계자들이 기관지에 게재한 글들과 논문을 증거로 내세우며 통진당 강령의 위헌성을 주장했다.
 
정부측은 우선 김장민 통진당 진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이 2011년 5월 진보대통합토론회에서 발표한 토론문을 제시하며 "김 위원은 통진당의 진보적민주주의는 해방전후의 진보적민주주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기술하고 있다"며 "이는 통진당의 진보적민주주의가 해방전후 김일성이 주장했던 진보적민주주의의 연계성을 시인한 것"이라고 공세를 폈다.
 
또 "식민지 반자본주의론을 거론하면서 통일운동이 계급혁명과 연관되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의 대남혁명론과 일치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측은 "김 위원은 여운형, 박헌영, 김일성 등이 말한 진보적민주주의를 다만 설명한 것일 뿐이고 이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아닌 긍정적인 부분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라며 "진보적민주주의를 그대로 계승하자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맞받았다.
 
또 "이날 토론회는 통진당이 중심이 되어 개최한 것이 아니고 토론자들 역시 모두 개인자격으로 참석한 것으로, 진보진영 내에 다양한 인사들이 사회적진보주의, 여성주의 등 진보세력의 핵심 이념을 주제로 토론한 것이지 민주노동당이 갖고 있던 진보적민주주의를 설명하거나 선전한 것이 아니었다" 반박했다.
 
아울러 "이날 밝힌 진보적민주주의는 민중주권을 전제하면서 대의정치, 여론정치, 정당정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였다"며 "정부측 주장처럼 헌법상 대의정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부측은 통진당측의 반박에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이 통진당의 기관지로 알려진 '이론과 실천'에 연재한 글을 증거로 제시하며 "통진당의 기관지 역시 궁극적으로 사회주의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측은 "한 소장은 민노당 미국동부지역 위원장으로, 통진당은 한 소장과 그의 글이 당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가 글을 수차례 연재한 사실을 묵인했으며 그가 글을 연재한 시기가 NL(Nation Liberty·민족해방)계열이 통진당을 장악한 시기와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소장은 '이론과 실천' 2006년 8월호에서 민노당이 정치투쟁을 벌여 대중들의 집권의지를 이끌어 내면 민중봉기에 이어 물리적 공방, 제국주의세력 개입, 북한의 제국주의세력 개입 저지로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게 되고 준전시상태가 조성되면 급박한 전쟁위기를 느낀 근로대중 등이 제국주의세력의 지지를 받는 자본주의 집권세력을 타도하게 돼 종국적으로 민노당이 집권할 것이라는 민노당 집권 시나리오를 게재했다"며 "이는 북한의 대남혁명론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통진당 측은 "정부측이 '이론과 실천'을 통진당의 기관지라고 주장하지만 당 차원에서 '이론과 실천'을 통제하고 있지도 않고 더욱이 통진당의 이념 등을 선전하는 매체가 아니며, 한 소장의 글은 개인 명의로 게재한 것으로 통진당의 당론이라고 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통진당측은 "'이론과 실천'은 유료이며 구독자 중에는 당원이 아닌 사람도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재된 글 중에는 심지어 당 지도부를 비판하는 글도 다양하게 실려 있다"면서 "'이론과 실천'에 게재된 글을 당의 입장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통진당측은 "특히 한 소장은 통진당의 공식입장을 밝힐 지위에 있지도 않을뿐더러 통진당원 자격을 갖지 못하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반박했다.
 
민노당 미국 동부지역위원장이라는 한 소장의 지위에 대해서도 통진당측은 "민노당 시절 특별결의로 유럽과 미국 동부에 위원회를 설치한 예는 있지만 이는 명칭에 불과하고 통진당은 해외조직을 구성할 수 없게 되어 있어 미국 동부지역위원회는 당헌당규상의 조직이 아니며, 한 소장은 통진당과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고 못박았다.
 
◇헌법재판소(사진제공=헌법재판소)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