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글로벌 은행들이 서방의 제재와는 별개로 러시아 기업들에 대한 대출을 축소하고 있어 러시아가 돈맥경화에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서구 은행들이 러시아 기업을 상대로 한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잇따른 제재로 대출에 따르는 리스크가 커지자 이 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방 은행들은 최근 러시아 기업들이 제재 여파로 실적이 악화되면 곧바로 자금을 되갚거나 더 많은 담보를 요구하는 등을 대출 조건에 추가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은행이 러시아 기업에 까다로운 대출 조건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민간은행 웰스파고는 최근 F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관련 신규 사업을 전면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해외 대출이 어렵게 되자 자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다 쓰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석유화학 업체 시부르는 국제 채권단과의 자금지원 협상이 지연되자 러시아 대형 국책은행 스베르방크에서 270억루블을 대출했다.
러시아 최고 갑부 알리샤 유스마토프가 소유한 철강업체 메탈로인베스트는 서방 은행들의 요구대로 대출 조건을 더 강화하고 나서야 10억달러 대출을 승인받았다.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복속한 이후로 외부 은행의 자금 대출은 이미 쪼그라들었다.
미국 시티그룹은 지난 1분기 동안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전 분기보다 9% 줄인 94억달러로 책정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도 각각 13%, 22%씩 줄였다.
익스포저는 금융회사와 연관된 모든 금액을 나타내는 것으로, 은행의 러시아 익스포저가 낮아졌다는 뜻은 은행들이 러시아 기업에 대출이나 투자를 줄였다는 뜻이다.
한 서방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부정적인 여파에 대비해 러시아 기업에 특별한 조건을 달아 대출금을 돌려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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