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부쩍 무더워진 날씨 탓에 벌써부터 전력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여름 원자력발전소 비리와 고장 사고 등을 겪으며 사상 최악이 전력위기를 넘겨야 했던 시민들은 올해도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에 한국수력원자력은 예년과 다르게 일찌감치 그리고 적극적으로 원전 안전성을 홍보하며 원자력에 대한 국민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16일 한수원은 원전의 안전성과 관련해 가장 큰 논란거리인 수명연장 문제에 대해 "원전의 설계수명(Design Life)은 기술적 제한기간이 아니다"고 밝혔다.
원전 설계수명은 원전의 성능기준과 공학적 안전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기간일 뿐이지 노후 원전이라고 해서 사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
◇2030년 이전에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자력발전소(자료제공=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은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등 주요 원전사고는 상업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곳에서 생겼다"며 "미국은 올해 3월 기준 100기의 가동 원전 중 72기에 60년 계속운전을 승인했고 수명을 80년까지 늘리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원전인 고리 1호기에서 가장 많은 고장 사고가 일어났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한수원은 "고리 1호기가 국내 첫 원전이고 운영 기술력이 부족해 지금까지 130건의 고장이 있었지만 2008년 이후 고장은 3건"이라고 해명했다.
한수원은 또 "원전은 부품과 안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대형 사고로 확대되거나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사전에 발전소가 자동 정지된다"며 "언론에 가동 중단이라고 보도되는 것도 사실은 처음부터 설계된 매뉴얼대로 작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수원은 원전 해체비용과 발전단가 등 경제적 논란도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밝혔다.
원전 해체비용은 원자로 형태와 국가별 폐로(廢爐) 정책에 따라 비용이 우후죽순 천지차이를 보이는데,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조경태 의원은 '유럽연합회계감사원(ECA)' 자료를 인용해 원전 해체에 약 1조200억원이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ECA 추정치는 동유럽의 폐로비용으로 우리나라와 단순비교할 수 없다"며 "프랑스 감사원이 평가한 국가별 폐로비용 평균은 원전 1기당 6500억원 규모로 각국 추정치와도 근접한 수준이고 우리도 6033억원으로 추산한다"고 말했다.
◇세계 주요 국가별 원자력발전소 해체비용(2012년 기준, 자료=한국수력원자력)
현재 원전의 발전단가가 석유나 액화천연가스(LNG) 등 다른 연료의 단가보다 저렴한 이유는 원전 단가에 원전 해체비용과 사용후핵연료 처리비용, 원전사고 대책비용 등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 원전 단가에도 원전 해체비용 등 원전에 필요한 직·간접 비용이 모두 반영됐다"며 "다만 원전사고 비용을 발전단가를 산정하자는 주장에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은 일본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이를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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