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최근 도봉구 창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층간소음이 원인이 된 살인까지 방생했습니다. 말다툼이 주먹다짐으로 커졌고, 결국 흉기를 꺼내든 이웃에 의해 한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살인사건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사람이 죽지 않았더라도 흉기를 휘둘러 살인미수로 구속된 사례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지난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접수는 2만2476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전년에 비해 2.2배나 급증했는데요.
층간소음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확대되자 정부도 이를 해결하려 고심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환경부는 생활소음의 최저기준을 골자로 한 공동주택 층간소음 기준에 관한 규칙을 만들었습니다.
층간 소음에 대한 기준을 1분 등가소음도 주간 43dB, 야간 38dB, 최고소음도 주간 57dB, 야간 52dB로 설정했습니다. 1분 등가소음도는 1분 동안 발생한 변동소음을 정상소음의 에너지로 등가해 얻으며, 최고소음도는 충격음이 최대로 발생한 소음을 측정합니다.
이 기준을 넘어설 경우 당사자간 화해가 우선되고, 화해가 되지 않을 경우 공동주택관리분쟁조정위원회나 환경분쟁조정위원회 등 공적기구에서 처리하게 됩니다.
특히 국토부는 공동주택의 바닥구조가 층간소음에 대한 저감성능이 향상되도록 바닥 슬래브 두께를 벽식 210mm 이상과 바닥 충격음 성능기준(경량충격음 58dB이하, 중량충격음 50dB이하)을 모두 만족하도록 개선했습니다.
(사진=뉴스토마토DB)
하지만 이로써 층간소음 문제는 해결될 수 있을까? 아파트에 사는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시큰둥합니다. 정부 정책은 '기준을 정해놨고, 건물도 두껍게 지을테니 좀 참으면서 사세요'라는 정도라는 겁니다.
어차피 어떤 소리를 소음으로 듣는 것은 사람의 성격에 좌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 소리에도 민감한 사람이 있고, 큰 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숙면을 취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아파트에 옆집, 아랫집이란 개념이 애매합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그냥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방, 아랫방 사람이죠. 소유권만 나눈 각 방. 이런 집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할 수 있을까요?
아파트는 속이 빈 블록 형태로 지어집니다. 기둥이나 보가 없어 소음이 타고 빠질 곳이 없어 아랫층에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때에 따라선 7층의 소음이 4층까지 전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벽, 바닥 좀 두껍게 한다고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기 힘든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층간 소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법은 뭘까.
층간소음 문제가 대두되며 1층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1층은 일조권이 확보되지 않고, 습기가 많이 차며, 겨울철 상·하수도 동파 위험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오피스 건물 양식에 따르는 주상복합아파트? 단지가 작아 커뮤니티 등 시설이 부족한데도 분양가는 비싸죠. 저층의 상가로 인한 소음와 공해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안 받기 위한 방법은 꼭대기 층에 살거나 윗층에 죽은 듯이 사는 착한 사람이 들어오길 바라는 것밖에 없다고. 유감스럽게도 아파트에 사는 이상 층간소음 피해는 '복불복'이라고 말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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