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전격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대법관 퇴임 후의 과도한 수입으로 ‘전관예우’가 논란이 돼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안 후보자는 28일 서울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리로 지명된 이후 전관예우 등 여러 문제로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오늘 국무총리 후보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일 뿐 아니라 늘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들의 힘들어 하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보는 것도 제게는 너무 버겁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이어 "저를 믿고 총리 후보로 지명한 대통령께도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평범한 한 시민으로 돌아가 조용히 지내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안 후보자는 "길지 않은 기간 변호사를 하면서, 제가 공직에 있을 때 전관예우를 해준 적이 없었기에, 받을 생각도 없었다. 오해나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 행동 하나하나에 조심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억울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을 늘 잊지 않았고, 이들의 편에 서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울러 지난 26일 밝힌 바 있는 11억 원 재산 환원에 대해선 "(사퇴와 상관없이)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성동 정부서울청사별관에서 국무총리 후보자 사퇴선언을 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News1
안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입장을 내놓았다.
여당은 야당의 정치적 난도질로 검증 기회조차 박탈됐다며 안타까워했다.
박대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안 후보자는 강직한 성품으로 공직사회 개혁을 이끌 적임자였는데, 국민 검사에서 국민 총리로 가는 길의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인사청문회에 앞서 정치적 난도질과 장외 난타전에 휘둘려 능력과 자질을 검증 받을 기회조차 박탈당했다"며 "야당이 모든 것을 정쟁거리로 삼아 '슈퍼갑' 행세를 하면서 횡포 부리는 이 마당에 과연 누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줄곧 사퇴 압박을 해온 야당은 '사필귀정'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빅광온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눈에서 볼 때 당연한 일"이라며 "국민을 위한 인사가 아닌 청와대를 위한 인사의 결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사추천과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사태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퇴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강조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패착이며 그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으로 확고한 중립이고 개혁을 추진할 자격을 갖춘 총리후보를 내놓아야 한다"며 "혼자서 입맛에 맞는 사람 구하려 하지 말고 야당과도 의논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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