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VS 포로센코..회동에도 관계회복 '요원'
동부사태·경제협정 등 불안요인 넘쳐
2014-06-10 15:23:26 2014-06-10 15:27:51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센코 우크라이나 신임 대통령의 지루한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상이 직접 만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됐으나, 평화 협상이 쉽사리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고 보도했다.
 
먼저 가장 큰 불안 요인으로 동부권에서 이어지고 있는 분리독립 시위를 들 수 있다.
 
포로센코 대통령은 대선 전부터 도네츠크와 루한스크에 있는 동부 분리독립 세력을 테러집단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하겠다는 뜻을 강조해왔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선 산업지대인 동부 사태를 빨리 매듭지어야 경제적 손해를 줄일 수 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유럽화를 견제하기 위해 동부 사태가 은근히 이어지기를 원한다. 동부 사태를 이끈 세력이 친러시아 인사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잘만 활용하면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를 러시아의 뜻대로 압박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FT는 동부 문제가 양국 간 관계의 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고 평가했다.
 
◇포로센코(왼쪽)와 푸틴이 노르망디 상륙작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통신)
 
포로센코가 강조하는 균형외교도 말 잔치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친서방파인 포로센코는 러시아 쪽에도 연줄이 닿아 있어 얼마든지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준 유권자층이 EU와의 경제공조를 강화하고 러시아와는 결별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포로센코는 경제면에서 EU쪽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포로센코는 경선 기간 내내 EU와의 경제협정을 체결하겠다고 언급했고 당선 후에도 약속대로 EU와 무역협정을 맺겠다고 못 박았다.
 
이는 러시아가 극도로 꺼리는 사안이다. 우크라이나가 유럽과의 경제 공조를 강화하면 러시아가 정력적으로 추진 중인 유라시아경제연합(EEU)은 자연히 부실해진다. EU에 대적할 만한 경제 동맹을 출범하려는 러시아의 비전이 불투명해 지는 것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문제도 그렇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편입될까 극도로 우려하고 있다. 포로센코는 외무장관 시절에 나토 가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전략적 요충지인 우크라이나가 나토로 들어가면 러시아의 안보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푸틴이 지난 7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 난민 유입을 막는 다는 이유로 군 병력 증강을 지시해 양국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여기에 이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 가격 회담이 결렬되면서 양측간 관계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회의적인 주장에 힘을 실었다.  
 
전문가들은 시한 내에 협상 타결이 어려워졌고 최악의 경우,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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