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연'통해 미래 고객 찾는다
2014-06-11 08:28:06 2014-06-11 12:55:42
◇프로야구 각 구단별 여성·지역 대상 야구 특강 프로그램. (정리=이준혁 기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역대 최다 수치인 관중 800만명을 향해서 순항 중인 한국 프로야구엔 미래 팬의 발굴을 위한 각 구단의 노력이 있다.
 
구단들은 특히 여대생이나 무연고지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프로야구의 저변을 더욱 확대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 야구장에 오지 않던 사람들을 야구장으로 부르는 것은 물론 기존 야구 팬들이 야구장을 다시 찾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다만 이같은 교육은 아직 수도권 일부 구단에 한정돼 있다. LG가 5년째 교육 중인 사례를 빼곤, 아직 지역에 정착하지 못한 팀과 신생팀을 위주로 진행 중이다.
 
◇2012년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 강연 모습. (사진제공=LG트윈스)
 
◇LG트윈스, 여대생 대상의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
 
'프로야구 취약계층'에게 이뤄진 교육의 시초다. 지난 2010년 처음 기획된 이 교육은 구단 직원이 직접 학교로 찾아가 여학생을 대상으로서 다양하게 구성된 교육을 통해 여성들이 야구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현재까지 진행된 올해 특강은 ▲야구 규칙 안내 ▲LG의 주요선수 소개 ▲LG 응원가 함께 부르기의 순서로 진행됐다. LG는 참석자 전원에게 구단 기념품을 제공했고, 퀴즈를 통해 구단 모자와 유니폼 등의 구단 용품도 선물로 지급했다.
 
지난 2012년 강연에는 LG패션(현 LF)의 스포츠 브랜드 '헤지스'가 '야구장에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링 방법' 등을 소개하며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 LG그룹과 그룹 방계 기업들이 참여하는 점이 돋보인다.
 
교육의 주 목적이 '여성 팬 확충'이기에 교육은 대학교는 물론 고등학교에서도 종종 이뤄진다. 지난 9일 오후 혜화여고(서울 강북구)에서의 한 교육이 한 예다.
 
LG트윈스 관계자는 "LG는 여성과 어린이 관중 확대를 위해서 노력 중"이라며 "여성 관중 비율은 계속 늘고 있지만, 아직 야구에 관심이 없거나 잘 모르는 여성들의 수도 많다. 특강을 통해 많은 여학생이 야구에 흥미를 갖고 (LG의 홈인) 잠실구장을 찾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의 교육 프로그램 이름에 포함된 '다이아몬드'는 야구의 내야를 의미한다. 홈과 1, 2, 3루로 이뤄진 내야가 다이아몬드(마름모) 모양인 점에서 착안했다.
 
◇2014년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 강연 모습. (사진제공=LG트윈스)
 
◇KT위즈, 수원 및 주변 지역 대학생 대상 '야구장 올레(Olleh)!?'
 
이번시즌 퓨처스(2군)리그를 시작으로 프로야구 리그에 참가한 KT위즈는 구단 연고지인 경기도 수원시와 주변 지역의 대학교를 돌면서 '야구장 올레(Olleh)!?'란 제목의 야구 특강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시작된 이 특강은 명지대(5월21일)를 시작으로, 경희대 국제캠퍼스(5월29일)에서도 진행됐다. KT는 앞으로도 특강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약 1시간 30분 분량의 특강은 ▲KT야구단 이야기 ▲수원야구장 리모델링 ▲야구관람에 도움되는 기초상식 특강 ▲구단 객원마케터 소개를 포함한 스포츠산업 취업 안내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특강에 앞서 kt 야구단의 마스코트 '빅'과 '또리'가 치어리더가 함께 캠퍼스 곳곳을 다니며 포토존을 설치하고 경품을 주는 이벤트도 실시해 흥을 돋운다.
 
KT의 특강은 LG의 특강과 타깃이 다르다. 전신인 MBC 청룡을 포함해 서울에 30년째 자리를 잡은 LG와 달리 KT는 올해 리그에 진입한 '신생팀'이다. LG가 '여성팬 확충'에 초점을 맞춘다면 LG와는 달리 KT는 '지역팬 확산'이 목적이다. 이는 특강의 제목('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 '야구장 올레(Olleh)!?')에서도 드러난다.
 
KT 구단 관계자는 "지역에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구단이 되기 위한 취지로 연고지역 인근 소재 대학교에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진훈 KT 단장은 "연고지역 학생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이번 수원지역의 대학교 특강을 통해 KT와 관련된 대학생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이것이 수원야구장 방문으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지난 5월21일 용인 명지대에서 진행한 KT위즈의 대학생 대상 야구 특강 '야구장 올레!?'. (사진제공=KT위즈)
 
◇넥센히어로즈, 여대생 대상 '야구인걸'-양천구 주부 대상 '주부야구특공대'
 
서울 목동구장이 홈인 2007년 신생팀 넥센 히어로즈는 지난 2012년부터 '야구인걸(야구 in Girl)' 타이틀로 여자대학교를 방문하며 특강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올해 특강은 구단 전략(국제) 팀에서 해외 스카우트를 맡는 김치현 팀장과 '주부야구특공대'를 이끌며 다년간 강의를 진행해온 마케팅팀 임준홍 사원이 강의를 맡고 구단의 마스코트 '턱돌이'도 참여해서 관심을 증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넥센의 특강 구성은 기존의 다른 구단과 비슷하다. 야구 기초 지식, 야구관람 즐기기 팁, 야구 현업에서의 생생한 이야기 등 야구의 전반을 소개하면서 Q&A를 통해서 궁금증을 다 해소하는 형태다.
 
넥센 정도영 마케팅팀장은 "야구를 좋아하지만 야구 룰이 어려워 진정으로 즐기지 못하는 여성 팬들이 많다"며 "'야구인걸' 특강을 통해 야구를 재미있게 배우고 경기관람을 즐길 수 있는 여성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넥센은 여대생은 물론 홈구장이 위치한 양천구에 주소를 둔 주부를 대상으로 매년 '주부야구 특공대'도 뽑고 있다. 주부를 야구장으로 이끌어, 가족 단위의 팬을 확충하기 위한 목적의 주부 교육이다.
 
지난 2011년 처음 시작돼 매년 한 번씩 선발을 진행하는 주부야구 특공대는 한 달에 한 번씩, 매년 총 여덟 차례 교육을 한다. '기초반'은 물론 기초반 수료자 대상의 '고급반', 이후 '명예반' 등으로 나눠 주부들이 꾸준히 관심을 갖도록 한다.
 
지난해의 경우 수료자 23명 전원이 목동 마운드에 올라 시구를 하기도 했다. 가족들의 응원과 함께 시구를 진행한 이들은 많은 팬들의 박수속에 시구를 마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