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2기 경제팀 출범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되면서 벌써 시장에는 '최경환 효과'라는 말도 등장했다. 이에 답보 상태인 증시에도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일단 증권가에서는 낙관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권 실세인 경제 수장에 대한 기대감과 성장 중심의 시각과 정책 모멘텀이 호재가 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자본시장 활성화 역시 증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News1
우선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내정 자체가 시장에는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제관료 출신, 친박 실세 중진의원 등 다채로운 이력은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시장과의 원만한 소통을 기대하게 하는 배경"이라며 "정책 리더십과 교섭력 부재로 난항을 겪었던 이전 경제팀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대표적인 여권 실세로 평가되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이 신임 경제부총리에 내정된 점을 주목한다"며 "청와대와 여당과의 정책 조율과 추진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성장 중심의 시장 친화적인 최 내정자의 성향도 호재로 인식됐다. 정부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력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최 내정자로 인해 막연했던 중장기 경제혁신 로드맵이 강력한 추진력과 풍부한 정치권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게 됐다"며 "정부 혁신 계획의 성과 조기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창조경제의 중심인 소프트웨어, 바이오, 헬스케어, 사물인터넷 등 ICT 신사업 관련주가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과거 새로운 경제 수장 지명 이슈가 시장에 악영향을 준 경우가 거의 없고, 2000년대 집권 2기 경제팀이 모두 성장에 박차를 가했던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한범호 연구원은 "이헌재 사단으로 불렸던 노무현 대통령 2기 경제팀은 기업투자 활성화를 유도했고, 경제 불확실성 제거로 평균 4%대 경제성장률을 회복했다"며 "이명박 대통령 집권 2기 경제팀 역시 당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2009년 미국 금융위기 회복과정에서 국내 금융시장 불안 차단에 성과를 거뒀고, 역시 평균 4%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기획재정부, 신한금융투자)
주주친화적인 재무정책 변화와 자본시장 활성화도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김용구 연구원은 "최 후보자가 과거 의정과 입법활동에서 기업 배당률 확대와 세제혜택 금융상품의 도입, 퇴직연금 활성화 등을 통한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해 왔다"며 "이는 전 세계 최하위권 배당 성향과 배당수익률 증시라는 오명에서 탈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고배당주와 우선주의 구조적 강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고령화 시대에 맞는 세제지원 상품 확대와 퇴직과 기타연금 시장의 활성화 역시 우리 자본시장의 새 활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범호 연구원도 "최 내정자가 인터뷰에서 퇴직연금의 자본시장 참여 유도를 언급했다"며 "퇴직연금의 주식투자가 확대될 경우 보수적으로 7년간 2조원의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신규 유입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퇴직연금이 지닌 중장기적인 투자 성격을 고려할 때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최 후보자가 기업의 배당확대와 연금의 주식투자 유도를 위해 세제를 개편할 의지가 있음을 밝혔는데 실효성이 있다면 증시에는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규제완화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김용구 연구원은 "최 후보자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주택담보대출(LTV),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를 골자로 한 부동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며 "증시 측면에서 잇따른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과 더불어 LTV, DTI 비율 완화 등 추가적인 부동산 정책 변화의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내 주택에 특화된 건설과 건자재를 비롯해 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은행, 부의 효과 사이클 정상화에 따른 소비심리 개선이 예상되는 유통업 등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범호 연구원도 "규제 완화도 증시에 긍정적인 이슈가 될 수 있다"며 "규제 완화와 유망서비스업 육성을 결합한 일자리 창출 방안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가 과거 언급했던 유망 서비스업 분야로는 의료, 교육, 관광, 금융, 소프트웨어 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규제 완화의 실행 여부를 확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연구원은 "규제완화와 서비스업 육성방안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규제 철폐 방법과 시기가 아직 나오지 않았기에 기대감만으로 접근하는 것보다 관련 정책을 확인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