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 부인 권윤자(71)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유 회장 일가의 사법처리가 확대되고 있다.
인천지법 안동범 영장전담부장판사는 24일 권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권씨와 권씨를 수행한 구원파 신도 조모씨(71·여)에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씨와 함께 권씨를 수행한 구원파 신도 김모씨(62·여)는 영장이 기각됐다. 안 판사는 "범행에 주도적으로 가담하지 않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고 영장기각 사유를 밝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지난 21일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권씨를 체포해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조씨 등에 대해서는 범인은닉 혐의 등을 적용해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권씨 외에 조씨 등은 임의동행 형식으로 검찰로 이송해왔다.
권씨는 구원파의 창시자인 고(故) 권신찬 목사의 딸로,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방문판매업체 '달구벌'의 자금을 유 회장과 장남 대균씨(43)가 소유한 회사에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권씨의 배임 및 횡령액이 300억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또 이날 권씨의 동생이자 유 회장의 처남인 권오균 트라이콘코리아 대표(64)를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오균씨는 2010년 2월 구원파 총회장 김모씨 등과 공모해 구원파 재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297억원을 넘겨받아 교단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균씨 등이 대출받은 금액을 유 회장의 비자금으로 빼돌린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날 유 회장의 동생인 병호씨(62) 역시 특경가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병호씨는 2008년 구원파 소유의 영농조합법인을 담보로 (주)세모로부터 30억원을 빌려 부동산 투기 등 개인적 목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병호씨는 빌린 돈을 대부분 소진한 뒤 구원파 신도들에게 15억원을 갚게 하고 나머지 돈은 세모 측이 결손 처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유 회장 일가 중 구속된 사람은 형 병일씨와 부인 권씨 등 2명으로 늘었다. 검찰은 지난 16일 유 회장의 형 병일씨(75)를 업무상 횡령,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된 병호씨까지 구속되면 형과 동생, 처 등 국내에 남아있는 유 회장 일가는 모두 사법처리되는 셈이다.
직계는 아니지만 유 회장의 처남인 권오균 트라이콘코리아 대표(64) 역시 일찌감치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 유 회장의 친인척들의 개인 혐의에 대해서는 상당부분 수사를 마친 상태로 앞으로의 수사 초점은 도피 중인 유 회장과 대균씨를 추적하는 데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유 회장의 도피에 관여한 신엄마 등 구원파 간부들을 상대로 유 회장 등의 행적을 추궁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앞서 지난 19일 유 회장의 매제인 오갑렬 전 체코 대사(59) 부부를 긴급체포해 조사하면서 실마리가 풀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1일 오 전 대사 부부를 귀가조치한 뒤 "유 회장 등 도피자들의 도피와 관련해 확인이 필요한 사항을 상당부분 파악했다"며 유 회장의 추적과 관련해 의미 있는 말을 남겼다.
검찰은 조만간 오 전 대사 부부를 재소환해 이미 사법처리했거나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과 함께 유 회장과 대균씨의 소재를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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