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일본, 이란, 호주 아시아 4개팀이 모두 부진에 빠졌다.
25일(이하 한국시간) 기준으로 이들 4개 팀은 3무7패를 기록했다. 일본(1무2패)과 호주(3패)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과 이란은 1무1패를 기록해 16강 진출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있지만 그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
사실상 아시아 4개 팀의 16강 진출은 고사하고 1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시선까지 쏟아지고 있다.
일본 스포츠전문지 스포츠호치는 25일 "아시아에 배정된 월드컵 대륙별 출전권이 현재 4.5장에서 3.5장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시아 팀들의 부진을 놓고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스트라이커 부재, 체력적인 열세, 헐거운 조직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스트라이커가 없다
◇일본의 스트라이커 오쿠보 요시토. 그는 지난 시즌 J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며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큰 기대를 모았으나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사진=로이터통신)
4개 팀의 공통된 문제점으로는 공격의 마침표를 찍어주고 '한 방'을 기대할 수 있는 대형 스트라이커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기록에서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
2경기에서 2골을 터뜨린 호주의 팀 케이힐(뉴욕레드불스)을 제외하고 각 팀의 대표적인 스트라이커인 한국의 박주영(아스널), 일본의 오쿠보 요시토(가와사키프론탈레), 이란의 레자 구차네자드(찰턴애슬래틱) 모두 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에서 전혀 위협적인 모습이나 슈팅도 나오지 않았다. 스트라이커가 가장 먼저 해줘야할 '공격 본능'에서 의문점이 뒤따랐다.
호주 또한 케이힐이 경고 누적으로 조별리그 마지막 스페인과 경기에 나서지 못하자 마땅한 대체자원을 찾지 못했다. 아시아 전체 스트라이커에 대한 얇은 선수층과 파괴력 떨어지는 경기력이 현실로 묻어났다.
◇체력이 떨어진다
◇(가운데) 이란의 스트라이커 레자 쿠차네자드는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의 공을 따라다니는 모습을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4팀은 체력 저하로 경기 막판까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팽팽한 경기와 이기고 있는 경기 모두 막판에 골을 내줘 대폭 깎인 승점을 받았다.
한국은 러시아와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뽑고도 경기 막판 체력저하를 눈에 띄게 드러내며 동점 골을 내줬다.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러시아 측은 "한국이 체력에서 문제가 있다"고 여러 차례 외신을 통해 인터뷰했다.
일명 '스시타카'로 불리며 가장 자신들만의 축구를 구사한 일본도 후반에 대량 실점하는 경우가 나왔다. 코스타리카전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19분과 21분에 잇달아 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콜롬비아전에서도 후반 10분까지 1-1로 팽팽하다 3골을 추가로 내주며 1-4로 급격히 무너졌다. 이와 관련해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일본이 체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고 평했다.
이란은 아예 공격을 포기하고 수비에 목적을 두는 전술로 나이지리아와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를 상대했다. 나이지리아전에서는 관중들의 야유를 받으면서까지 지루한 경기를 펼쳐 0-0으로 비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리오넬 메시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호주도 칠레, 네덜란드, 스페인을 상대로 후반 35분 이후까지 모두 골을 내줘 케이힐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따내진 못했다.
◇수비조직력이 헐겁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수비 조직력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16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힌 알제리와 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내줬다. (사진=로이터통신)
다져지지 않은 수비조직력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의 주요 경기를 도맡아 중계한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아시아가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수비 조직력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알제리와 경기에서 전반에만 3실점을 내줬다. 스스로 수비 조직력이 흔들리며 정상적인 경기를 펼치기도 전에 무너졌다.
일본도 대회를 앞두고 끊임없이 중앙 수비수들이 약점으로 꼽혔으며 대부분의 실점 과정에서 수비수들이 상대 공격수를 자유롭게 놔뒀다.
호주도 케이힐을 앞세운 공격력에 비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많은 실점인 9골을 내주며 허술한 수비를 그대로 드러냈다.
워낙 수비적인 전술을 쓰고 있는 이란은 2경기에서 1골밖에 내주지 않았지만 조직적인 수비가 아닌 선수 수 자체를 늘려 틀어막고 있다는 인상이 깊어 현지 관중들의 "지루하다"는 야유를 받고 있다.
다음은 아시아 4팀의 25일 기준 골 득실.
▲한국 3득점 5실점(2경기)
▲일본 2득점 6실점(3경기)
▲이란 0득점 1실점(2경기)
▲호주 3득점 9실점(3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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