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지난 3월 10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4개월만에 1010원대까지 하락하며' 1달러=900원'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외환시장은 대내외 요건으로 볼 때 원화강세에 힘이 실리고 있어 세자리수 환율은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특히 환율이 1010원 아래로 떨어지면 곧바로 세자리수 진입 시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10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4개월만에 1010원대까지 하락했다(자료=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내린 1011.7원에 거래를 마치며 3거래일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30일 환율은 연중 최저점인 1010.8원까지 하락했고, 1일 종가는 지난 2008년 7월29일(1008.8원) 이후 5년 11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현재 외환시장은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로 달러 공급물량이 많고, 외환보유액도 매달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는 등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외국인의 주식시장 매수와 글로벌 달러 약세 등 대내외 적으로 원화강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분기 동안 원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5.2% 절상되며 주요 통화 중 가장 빠른 강세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1997년12월 자유변동환율제도 이행 후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인 세 자리수를 보였던 시기는 2006~2008년 초의 약 27개월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환율이 장기적으로 계속해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속도가 이어진다면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미달러와 차별적으로 진행되는 원화 강세 속도가 조절되지 않는다면 설마 했던 세자릿대 환율도 그리 멀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심리적 저항이 가장 큰 달러당 1000원선에 근접하면서 원화강세에 대한 우려가 달러를 팔고자하는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달러당 1000원선도 일시적으로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단 외환당국은 환율 세 자리수 사수를 위해 대규모 달러 매수 등 실개입과 구두개입을 통해 직·간접 적으로 환율 하락을 경계하며 환율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원화 가치 저평가와 대내외적인 환경으로 인해 당국의 정책 수단은 제한될 전망이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외환당국은 심리적 지지선인 1010원 레벨에 대한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전반적으로 환율하락에 우호적인 상황에서 당국과 시장의 공방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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