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관계 부처 수장들이 입을 모아 수도권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를 표명하자 정치권에서는 가계부채 폭발에 이은 국가경제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DTI는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만 적용되는 금융규제로, 지방은 DTI로부터 자유롭다. 그런데 수도권 DTI 완화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를 우려만 할 뿐 부동산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는 DTI를 적용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지방 국회의원은 단 한명도 없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DTI 합리적 조정에 대한 입장을 견지했다.
최 후보자는 이 자리에서 "DTI는 은행권보다 비은행권이 15%정도 높아 (사용자의) 이자 부담이 훨씬 올라가는 문제가 있다"며 "불합리한 부분을 교정해 실수요자가 상대적으로 금리가 좋은 은행권으로 들어가게 유도하는 것이지 투기를 조장하겠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또 최 후보자는 "지역별로 차등을 두는 것이 합리적인 것인가라는 논의들이 꾸준히 제시돼 왔고 합리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여당의원들의 최 후보자 지원 발언 외 야당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DTI규제 완화 반대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DTI 적용을 받고 있는 인천 지역구 의원만이 강력한 우려를 표시했다.
인사청문회 전 야권은 논평 등을 통해 "DTI규제 완화로 가계부채를 늘려 가계부실을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악마의 속삭임’이다"고 우려를 표시해 왔다.
(사진=뉴스토마토DB)
DTI는 총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서울 50%, 경기·인천 60%가 적용된다. 예들들어 연소득이 5000만원인 사람이 서울 내 주택을 구입할 경우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25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된다.
지방과 신규분양 아파트는 DTI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최근 가계 부채 증가세를 확인해 보면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 두드러진다. 공급 부족 누적에 따른 부작용으로 주택 매매시장이 상승세를 타자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8% 증가하는데 그쳤다. 2011년 1분기 259조7471억원이었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올 1분기 270조961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지방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년간 38.93%나 급증했다. 109조4432억원에서 152조502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수도권과 지방 간 집값 궤적과 유사하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2011년 1월 이후 수도권 아파트값이 4.73% 하락하는 동안 지방5대광역시 아파트값은 25.79% 상승했다.
집값 급등과 가계 부채 증가세가 지방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지만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 부채 증가 억제를 위해 자신의 지역구에 DTI를 적용하겠다는 지방 국회의원은 DTI 도입 후 10년 간 한명도 없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DTI 완화에 효과와 부작용에 대한 검증도 중요하지만 침체에 허덕이는 수도권 부동산 소유자들이 느끼는 차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본인 지역은 DTI를 적용하지도 못 하면서 수도권 DTI 해제에 대해 반대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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