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신사업 진출 기대감에 고공행진을 펼치던
행남자기(008800)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유상증자에 나서기로 했던 투자자들이 '투자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 등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행남자기에 출자하기로 했던 투자자들이 투자 철회를 선언하며 당초 계획이 차질을 빚자 행남자기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납입일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참여를 고려했던 한 투자자는 "신사업을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려 했는데 최대주주 일가가 이엘글로벌컴퍼니 외 9인과 장외매매로 체결한 122만여주 가량이 사문서위조·사채업자 개입 등으로 얽힌 상황이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담보 부족 문제까지 발생해 반대매매가 일어났고, 시장에 122만주 가량이 고스란히 풀리면서 주가도 폭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주가 하락으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회사 측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은 데다 납입일, 발행가액, 보호예수 유무 등 계속된 유상증자 변경안으로 투자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회사 측의 시장 진정 노력은 현재 전무한 상황.
행남자기는 지난달 24일 운영자금과 타법인 증권 취득 자금을 목적으로 김정선 외 4인을 대상으로 38억원, 법인 미리미 외 4인을 대상으로 10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배정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이후 애초 예정됐던 납입일이 2~3번 변경됐다. 특히 10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경우 1년간 보호예수로 묶였으며, 발행가액이 기존 5000원에서 6640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투자 철회를 결심한 한 관계자는 "회사 측이 독자적으로 유상증자 룰을 바꾸며 신뢰를 떨어뜨렸고, 발행가액에도 못 미치는 현재 주가 상태를 고려했을 때 투자를 할 명분이 사라졌다"며 "3자배정 대상자 전원이 투자를 접겠다는 뜻을 회사 측에 밝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남자기 측은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대해 보호예수 여부를 놓고 3자 배정 투자자와의 마찰이 있었다"며 "차익을 노리는 자금을 배제하기 위한 조치"라고 반론했다.
이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는 기존 투자자들의 일부가 참여할 수도 있고, 새로운 투자자가 개입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조율 중에 있으며,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자에 난항을 겪고 있는 행남자기 주가는 연일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 장중 8370원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점을 찍은 후 급락하며,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모조리 토해냈다. 9일 행남자기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0.84% 떨어진 47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이는 최고가 대비 43% 하락한 수치다.
◇행남자기의 주가 추이. (자료=이토마토)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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