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카니발, 미니밴 한계 극복..정숙성은 '글쎄'
2014-07-10 11:24:25 2014-07-10 12:39:35
[강원도 정선=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기아차(000270)의 내수 부진을 털어줄 기대주 '카니발'. 9일 강원도 정선에서 카니발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이날 시승에 앞서 "실용성과 고급감, 향상된 NVH, 묵직한 주행감성 등이 돋보이는 차"라며 "달리는 즐거움까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작에 비해 한층 넓어진 내부 공간과 4열 싱킹시트 등 강화된 실용성은 지난달 미디어 프리뷰 행사를 통해 검증을 마쳤지만, 과연 공차중량만 2100kg이 넘는 미니밴에서 달리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기아차 올 뉴 카니발.(사진=이충희기자)
 
시승 코스는 정선 하이원리조트를 출발해 영월군 일대를 아우르는 왕복 110km 구간으로 설정됐다. 산속 절경을 배경으로 한 시승 코스는 레저용 미니밴이 마음껏 내달리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의문은 금새 풀렸다. 당초 우려를 뛰어넘을 정도로 코너링이 우수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안정적으로 달렸으며 급커브 구간에서도 한쪽으로의 쏠림 현상이 없었다. 비가 내려 촉촉히 젖은 노면이 미끄러울 법 했으나 우수한 접지력으로 이를 만회했다.
 
가속 능력도 뛰어났다. 싼타페와 그랜저 디젤 등에 얹혀진 2.2 E-VGT엔진이 카니발에 맞게 세팅돼 탑재됐는데, 트랜스미션(변속기)과 적절한 조합을 이루며 힘을 냈다. 기아차가 공개한 파워트레인의 힘은 최대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일 정도로 만만치 않다.
 
◇카니발에 탑재된 2.2 E-VGT 엔진.(사진=이충희기자)
 
그러나 기아차가 공언한 "향상된 N.V.H(Noise.Vibration.Harshness)"에는 의문을 표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한주 전 시승해본 그랜저 디젤이 디젤엔진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상당한 정숙성을 뽐냈다면, 카니발에서 느껴지는 소음은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
 
본네트를 열어보니 엔진룸 곳곳에서 흡음재를 발견할 수 있었지만, 꽤 시끄러운 디젤엔진의 소음을 완벽히 차단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디젤 기술력에서만은 독일 등 유럽 본고장과의 격차가 확연했다.  
 
반면 내외부 인테리어는 호평이 잇따랐다. 운전석과 조수석을 잇는 메인 대쉬보드는 구형 카니발에 비해 훨씬 고급스러워졌으며, 외관 역시 미니밴임에도 SUV 같은 날렵함을 구현했다. 2열에 탑재된 220v인버터와 충전용 USB 단자는 캠핑을 떠나기에 안성맞춤 옵션이었다.
 
◇올 뉴 카니발의 대쉬보드.(사진=이충희기자)
 
손잡이를 잠깐 잡아 당기는 것으로 문은 자동으로 개폐돼, 어린이나 여성도 안전하게 문을 열 수 있도록 적용한 파워 슬라이딩 도어도 인상적이었다.
 
차량 가격이 경쟁 차종인 혼다 오딧세이나 토요타 시에나에 비해 3분의 2 수준이라는 점까지, 결과적으로 많은 장점을 가진 미니밴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하지만 김창식 부사장이 공언했던 N.V.H 관련 정숙성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었다.
 
한편 기아차는 이날 올 뉴 카니발의 계약건수가 약 한달 반만에 1만7000여건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미니밴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될 만큼 높은 초기 실적이다. 상반기까지 내수시장에서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던 기아차가 카니발의 본격적인 출고가 이어지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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