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현지 병원을 위탁 운영하며 중동에 진출한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heikh Khalifa Specialist Hospital)을 5년 동안 위탁 운영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운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대병원은 칼리파 병원의 의료 서비스, 의료진 채용, 정보시스템 구축 등 병원 운영 전반을 맡게 되며, 아랍에미리트로부터 해당 기간 동안 약 1조원 이상의 운영 예산을 지원받게 된다.
아랍에미리트 라스알카이마(Ras Al Khaimah)에 들어설 예정인 이 병원은 암, 심장질환, 어린이질환, 응급의학, 재활의학, 신경계질환 등에 중점을 둔 248병상 규모의 전문병원이다.
다음달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현지를 방문해 계약을 체결한 후 올해 말 암과 심장질환 진료를 시작하고, 내년 초에 모든 진료과와 입원병동 등을 포함해 공식 개원하게 된다.
서울대병원은 1420여명 규모의 병원 인력 중 15~20%를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에서 선발하고, 나머지는 현지 인력을 채용, 충원할 계획이다.
복지부와 서울대병원은 이번 진출로 국내 의료인력의 고용 창출, 우수 의료기술과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의료기기와 제약 등 연관산업 동반진출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 노조는 이번 진출을 계기로 서울대병원이 본격적인 영리 목적의 부대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지와의 교류로 의료관광이 확대되면 숙박업 등 연계사업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진료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국내 환자가 받아야 하는 의료 서비스를 침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준높은 국내 의료진의 해외진출을 무작정 반대한다는 반론에 대해서는 "국내 의료진과 기술이 진출하는 것에 관한 이견은 없다"면서도 "다만 부족한 인력을 온전히 정규직으로 채울지도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현재 노조는 서울대병원이 설립한 자회사 헬스커넥트가 환자의 개인정보 유출로 이어질 수 있고, 의료법에도 위반된다며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헬스커넥트는 지난 2012년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017670)이 각각 100억원씩 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서울대병원은 헬스커넥트에 EMR(전자의무기록) 표준화 및 디지털 콘텐츠 편집 저작물을 회사 존속 기간 복제, 배포, 2차적 저작물 작성 등의 방법으로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제공했다.
◇서울대병원 전경.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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