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에 부는 '표절' 논란
2014-07-11 16:43:00 2014-07-11 16:55:22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창의적인 콘텐츠가 경쟁력의 핵심인 게임산업에서, 창작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또 콘텐츠 창작보다는 표절에 열중하고 있는 한국 게임업계의 전반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와 모바일 1위 게임 ‘블레이드’가 각각 홍보 콘텐츠 표절시비로 논란을 낳고 있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의 새로운 전직 케릭터인 ‘쿠노이치’를 소개하는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제작을 외부 업체에게 의뢰했고, 이 업체가 일본 유명애니메이션인 ‘나루토’ 등 여러 작품을 따라했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이인 네오플 대표는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는 게임 업체에서는 입이 열 개라도 변명할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레이드 for kakao’도 지하철 광고를 일본 프롬소프트웨어 ‘다크 소울’의 광고 이미지를 그대로 도용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결국 블레이드의 퍼블리셔인 네시삼십삼분은 문제가 된 광고를 게시 하루 만에 자진 철거했다.
 
◇해외 웹진에서도 최근의 표절시비에 대한 보도를 하고 있다(사진=코다쿠닷컴)
 
또 게임에서 사용한 콘텐츠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 법적 다툼이 벌어진 경우도 있다.
 
지난 10일 코스닥 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파티게임즈는 최근 대표작인 ‘아이러브커피’의 음원 사용 대가를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작된 원작자와의 법정소송을 끝에 미지급 사용료 1000만원을 물어주게 됐다.
 
음원 원작자는 파티게임즈가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5억원의 사용료를 지급하라는 소를 제기했고, 파티게임즈 측은 원작자에게 엔젤투자자 소개 등으로 이미 대가를 지급했다고 맞섰다.
 
콘텐츠 가치에 대한 큰 인식 차이를 떠나,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투자자를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했다는 파티게임즈의 주장은 일반의 상식으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파티게임즈 관계자는 “원작자와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못해 법원 판결까지 가게 됐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며 아직까지는 항소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이 같은 문제들이 계속 불거지면서, 콘텐츠 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게임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 타인의 콘텐츠를 존중하는 문화가 빨리 정착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고이미지 표절이나 콘텐츠 사용료 미지급 등의 문제는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해외 유명 게임을 그대로 표절하는 사례가 게임사 규모를 막론하고 계속 벌어지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스마트폰 게임 표절시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사진=플레이스토어)
 
게임표절은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일부 회사들이 의도적으로 게임을 베끼고 있다는 비판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 게임사 CEO는 “지난해 큰 인기를 끈 한 게임은 아예 대표가 ‘그대로 베껴’라는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며 “표절 게임이 성공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국내 게임산업의 미래는 어두워 질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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