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우리는 65세 이상 인구를 노인(老人)이라고 부른다.
이런 기준은 지난 1889년 독일의 재상 비스마르크가 노령연금을 도입하면서 수급연령을 65세로 책정한 것으로 현재까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적용되고 있다. 당시 독일의 평균수명은 49세 수준이었다.
우리나라 노인의 현실을 무려 125년 전의 기준과 비교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다. 우리 어르신들은 불과 10년 전에 비해서도 눈에 띄게 건강해졌다.
1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11년 기준 기대여명은 81.20세, 건강수명은 70.74세에 달한다.
불과 10년 전 기대여명이 71.55세, 건강수명은 62.04세에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앞으로 현재의 노인 기준 나이를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노인 기준 나이를 상향하면 노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대거 은퇴하고 있는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의 경제 활동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급격히 줄어드는 '고령화 쇼크'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나라에서 고령화를 겪고 있는 만큼 노인 기준은 국제적인 관심사이기도 하다.
김수형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의 고령화 관련 기관에서 진행한 '21세기 미국인의 고령화 인식' 조사를 보면 미국인 75세 이상의 15%만이 스스로를 노인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인 기준 나이는 상향 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파트리스 부르들레 프랑스 국립학술원 인문사회연구원 위원장도 "오늘날 74세 남성은 1970년대 65세와 같은 건강 상태를 갖고 있다"며 "65세 이상이라는 기준을 유지하는 것은 인구 구조분석을 단순화해 정확한 파악을 못 하게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노인 기준 나이를 상향할 경우 연금 수령 시기와 정년 연장 등에 미칠 다양한 변화를 세심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특히 연금 수령 나이를 상향 조정하면 정부 재정 부담을 덜 수 있겠지만, 노인의 삶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류건식 보험연구원 고령화연구실장은 "노인 기준 나이를 높이면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수급연령이 높아질 수 있어 정부 재정에는 이로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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