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쿠바 감청기지 재가동..美에 보복조치
푸틴, 소련연방 시절 쿠바 부채 90% 탕감해 줘
2014-07-17 13:06:16 2014-07-17 13:10:35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러시아가 냉전시절에 쿠바에서 운영했던 감청기지를 재가동할 예정이다.
 
(사진=로이터통신)
1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중남미 방문 일정 중에 쿠바 정상을 만나 감청기지를 재가동하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967년에 활동을 시작한 루르데스 감청기지는 소련연방 최대의 해외 감청기지로 이름을 알렸다. 러시아는 연방이 붕괴된 이후 지난 2001년에 미국과의 원만한 관계를 위해 이 기지를 폐쇄했다.
 
그러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보복하는 차원에서 미국 앞마당에 있는 감청기지를 재가동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유럽과 경제 협정을 맺은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편입될까 우려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란 해석도 있다.
 
루르데스 감청기지는 미국 해안에서 250km 떨어진 아바나 남쪽 지역에 있다.
 
러시아는 이번 협상을 성사시키면서 쿠바가 옛 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진 320억달러 상당의 부채를 90%나 탕감해주기로 했다.
 
4년 동안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을 지낸 뱌체슬라프 트루브니코프는 "루르데스는 서방을 감시할 수 있는 눈을 제공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합법적으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감청기지가 다시 문을 열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반대로 상징적인 행보일 뿐 별다른 의미를 갖긴 어렵다는 소수 의견도 있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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