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병언 시신 순천서 발견..검·경 책임론 불가피
2014-07-22 19:33:27 2014-07-22 19:37:57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앵커 : 도피행각을 벌이던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됐습니다. 약 3달간 추적을 벌이던 검찰과 경찰은 다소 허탈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시신이 유 회장으로 밝혀지기까지 과정과 앞으로 남은 수사과제 등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법조팀 최현진 기자 불러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유 회장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과정을 좀 설명해주시죠.
 
기자 : 네. 우선 유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날짜는 지난달 12일입니다. 약 40일 전인데요. 경찰은 발견 당시 시신이 약 80%가량 부패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 시신이 유 회장임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유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전남 순천시 송치재 부근 매실밭이었습니다. 유 회장의 별장에서 고작 2~3㎞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검경의 초동수사 미흡이 지적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 그렇군요. 발견된 시신이 유 회장인 것을 40일이 지난 오늘에야 밝혀졌는데요. 왜 이렇게 늦은 건가요?
 
기자 : 시신 발견당시 순천경찰서 강력팀과 과학수사팀, 서면파출소 직원 등이 현장에서 바로 검시를 실시했으나 부패가 심해 신원을 파악하치 못하고 광주 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맡겼습니다. 검경은 이 사건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변사사건으로 생각했습니다. 이 때문에 DNA감식이 우선순위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패가 심한 피부조직 대신 대퇴부 뼈를 절단해 DNA감식이 이뤄졌기 때문에 시간이 더욱 지체됐습니다.
 
경찰은 국과수로부터 문제의 시신이 유 회장이라는 감식결과를 받자 부랴부랴 재확인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지문채취를 다시 시도해 유 회장임을 밝혀냈고, 시신 발견 당시 유류품을 재조사해 스쿠알렌이 유 회장 계열사 재품이라는 점, 유 회장의 저서 제목이 적혀있던 가방이 발견된 점 등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 검찰의 반응은 어떤가요?
 
기자 : 검찰도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유 회장의 도피가 시작되면서 초동수사 미흡이라는 비판을 받았고 검거에도 잇달아 실패했습니다. 유병언 일가 비리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인천지검의 최재경 검사장은 유 회장 검거시까지 퇴근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습니다만 결국 유 회장 검거에 실패했습니다.
 
유 회장 추적에 번번이 실패한 검찰은 유 회장으로 의심되는 시신이 발견됐다는 사실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어제 유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발부 받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유 회장의 죽음은 인간적으로 안타깝지만 자신의 입장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앵커 : 이제 남은 수사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기자 : 우선 검찰은 유 회장의 혐의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처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 회장은 그동안 계열사들로부터 자신의 사진작품 값과 컨설팅명목으로 거액을 거둬들여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아왔습니다. 또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희생자들에 대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유력하게 검토되어 왔습니다.
 
대신 검찰은 현상 수배중인 유 회장의 장남 대균씨 등 측근들에 대한 사법처리를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랑스에서 붙잡힌 장녀 섬나씨의 국내송환 여부는 오는 9월17일 결정됩니다.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양회정씨(56)와 ‘김엄마’ 김명숙씨(59), ‘신엄마’의 친딸 박수경씨(34) 등 국내에 머물고 있는 측근들에 대한 검거작전도 속력을 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그동안 검찰이 추징보전하거나 압류한 유 회장의 재산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 일단 유 회장이 실소유한 1054억원의 재산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은 효력을 상실할 것으로 보입니다. 추징보전이란 형 확정 이전에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인데 유 회장이 이미 사망한 만큼 추징보전의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재산들이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만큼 자녀들을 대상으로 가압류 내지는 구상권 소송을 청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유 회장의 숨은 재산을 확보하는 데에도 검찰은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입니다. 지금까지 뉴스토마토 최현진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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