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증권시장 큰 손인 국민연금공단의 주식 투자가 일부 재벌기업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대 기업에 대한 투자 평가액이 68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이중 삼성과 현대차 2개 그룹의 비중이 47%에 달했다. SK·LG·롯데 등 5대 그룹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비중은 70%에 육박했다.
개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현대차·SK하이닉스가 ‘톱3’를 형성했고, 네이버는 대기업집단 소속이 아닌 기업 가운데 평가액이 가장 높았다.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를 보이면서 안정성 있는 대형 우량주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기업경영평가 성과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투자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투자 기업은 총 143곳이었으며 평가액은 67조5000억원(7월21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500대 기업 상장사 261개사 중 절반이 넘는 기업에 5% 이상 지분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이중 삼성과 현대차 등 상위 2개 그룹이 전체 투자 비중의 46.5%(31조3700억원)를 차지했다. SK·LG·롯데를 포함한 5대 그룹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비중은 65.6%(44조2600억원)로 늘어났다.
특히 삼성그룹은 국민연금 주식 평가액이 20조6300억원으로 가장 컸다. 500대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6%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500대 기업에 속한 삼성그룹 15개 상장사 중 삼성생명과 삼성카드를 제외한 13개 계열사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10%가 넘는 곳도 삼성물산(13.3%), 제일기획(10.2%), 호텔신라(10%) 등 3곳이나 됐다.
2위는 현대차 그룹으로, 8개 상장사가 국민연금으로부터 5% 이상 투자를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국민연금 지분 평가액은 10조7400억원으로, 500대 기업 내 비중은 15.9%로 집계됐다.
SK그룹은 6조6600억원, LG그룹 4조7300억원, 포스코그룹 2조4700억원 순으로 국민연금 보유 지분 가치가 높았다. 롯데그룹과 CJ그룹도 국민연금 투자 평가액이 1조원을 넘었다.
개별기업으로는 삼성전자의 국민연금 투자 평가액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 7.7%를 보유해 평가액이 15조3700억원에 달했다. 8%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가 4조200억원으로 평가액 2위, 9.3%의 SK하이닉스가 3조360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네이버는 2조3200억원으로 4위였으며, 대기업 그룹사가 아닌 기업 중에서 가장 높은 평가액을 기록했다. 이외 현대모비스 2조1700억원, 포스코 2조원, 한국전력공사 1조6300억원, 기아자동차 1조5900억원, 삼성물산 1조4900억원, LG전자 1조3200억원 등의 순으로 ‘톱 10’을 이뤘다.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곳은 총 34개였으며, 대림산업이 14.1%로 가장 높았다. CJ제일제당(13.4%), 삼성물산, 한솔제지(13%)가 13%대였고, 만도(12.9%), LG이노텍(12.7%), 동양기전(12.7%), 현대건설·이지바이오·대상(각 12.6%), SKC(12.5%)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국민연금 투자 지분율이 높아진 곳은 77곳으로, 지분이 낮아진 34개 기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32개 기업은 지분율이 동일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상 5% 이상 지분을 신규 매입했거나, 5%를 보유한 상황에서 1% 이상 지분 변동이 있을 경우 매 분기 공시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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