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고재인기자] 그동안 관행처럼 자리잡은 금융권 유관기관 및 공기업의 낙하산 풍토가 사라질 전망이다.
◇손해보험협회가 위치한 코리안리빌딩.
◇서울보증보험 본사.
손해보험협회, SGI서울보증보험, 주택금융공사, 한국기업데이터(KED) 등의 협회장 및 사장 인사에 `모피아` 출신 인사가 배제되고 민간 출신 인사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보협회는 29일 본격적인 회장 선임절차를 진행할 계획이고 서울보증보험도 사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장 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주택금융공사 사장은 1월에 퇴임했고 한국기업데이터 사장은 3월에 임기가 만료된 상황이어서 조만간 사장 선임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10개월간 공석이었던 손보협회는 29일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회장 선임 절차에 나선다. 빠르면 내달 중순 전에는 회장 선임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손보협회장 자리는 그동안 모피아 출신이 거의 마지막으로 거쳐 가는 노른자 자리다. 하지만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 관료 출신 낙하산이 전면적으로 차단되면서 민간 출신 보험업계 인사들이 유력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식 전 보험연구원장, 고영선 교보생명 부회장, 이수창 전 삼성생명 사장,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 등이 대표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정부기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 출신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여서 일부 모피아를 살짝 피한 금융감독원 출신인 강영구 전 보험개발원장, 유관우 전 금감원 부원장보 등도 논의되고 있다.
SGI서울보증보험도 지난달 임기가 만료돼 현재 직무대행체재로 운영되고 있는 재경부 출신 김병기 사장의 후임 인사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의 경우 김병기 사장과 전임 방영민 사장이 재경부 출신으로 모피아 자리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박해춘 전 초대 사장은 삼성화재 출신이고, 정기홍 2대 사장은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출신이어서 모피아를 배제하고 민간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도 높다.
주택금융공사도 유관기관 수장 인사 선임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조만간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금공도 모피아 출신 사장이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번은 시장을 잘 아는 금융인 출신 사장이 추천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경기부양대책의 하나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주요 방안으로 꼽히기 있기 때문에 시장을 잘 아는 주금공 사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주금공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인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정부의) 이야기는 없었다”면서 “6개월이 넘게 공석이고 민간금융기관 출신이 온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업신용정보를 취급하는 한국기업데이터도 지난 3월 사장 임기가 만료돼 현재 4개월간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신용보증기금 등 공기업이 주요 주주로 있어 금융공기업 자회사로 분류되며 재경부 출신 배영식 전 국회의원이 사장을 지낸 바 있다. 현 이희수 대표도 재경부 차관급 인사로 차기 사장 인사도 모피아 자리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모피아 낙하산 반대 분위기여서 민간 출신이나 내부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관기관의 경우 민간출신 보다는 관 출신을 선호하지만 현재 민간출신을 뽑아야 되는 분위기여서 어쩔 수 없이 선임 절차를 밟는 거 같다”면서 “일부 금융공기업은 민간출신을 뽑겠지만 눈치를 보면서 현재 사장을 그대로 유임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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