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잇단 과징금 폭탄에 공공공사 소극적
정부 발주 공공공사 입찰 기피..대형 사업 유찰도
2014-07-23 16:14:59 2014-07-23 16:19:24
◇건설현장 모습.(사진=원나래기자)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올 들어 공정거래위원회의 공공공사 입찰 담합과 관련한 과징금이 잇따른 탓인지 대형건설사들의 상반기 공공부문 수주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한건설협회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의 공공부문 수주액은 9조8700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4000억원) 대비 33.3% 증가했으나, 상위 건설사 대부분의 공공부문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공공부문 1위의 수주 실적을 기록한 현대건설(000720)은 올해 5월 말까지 2400억원의 공공공사를 수주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5300억원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삼성물산(000830)은 지난해 상반기 3800억원을 수주해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올 상반기 공공부문에서는 단 1건도 수주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우건설(047040) 역시 현재 공공공사 수주액은 23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800억원을 수주한 것에 비하면 39% 줄어든 셈이다.
 
대림산업(000210)은 지난해 상반기 3000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으로 조금 늘어난 수준이다. 대림산업을 포함해 현재 상위권의 건설사 가운데 공공부문 수주액이 3000억원이 넘은 곳은 단 3곳에 불과했다.
 
대형건설사의 공공수주가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업계는 정부의 예산 축소 등의 영향으로 대형공사 발주가 급감한데다 수천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자 그마저 나온 정부 발주의 공공공사 입찰을 꺼리는 데 있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대형 공공공사로 주목받던 인천공항공사 제2여객터미널 공사는 물론 서울지하철 5호선 하남선 2공구 등의 공사들이 입찰 참여사가 없어 유찰되기도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4대강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국책사업의 경우에는 대형건설사를 제외하고 공사를 추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국책사업과 관련한 과징금이 잇따라 부과되면서 대형사들이 공공공사 입찰 참여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라고 우려했다.
 
그는 "공공공사를 수주해도 예정가격이 너무 낮아 수익성을 거의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적자 공사에 담합으로 몰려 과징금과 손해배상, 행정제제까지 이뤄지면서 공사 수주에 부담감이 있지만 대부분의 건설사가 실적을 위해 어쩔 수없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주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