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73·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된 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59)씨와 운전기사 양회정(55)씨의 부인 유희자(52)씨 등 2명이 28일 검찰에 자수했다.
인천지검에 따르면 김씨 등은 이날 오전 6시쯤 인천지검 당직실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히고 오전 8시30분쯤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에 출석해 자수했다.
자수 의사를 밝힐 당시 서울 노원구 태릉 일대에 있던 이들은 "선처해 준다는 TV 뉴스를 보고 자수를 결심했다"면서 "친분 관계로 유 회장의 도피를 도왔고 돈을 받은 적은 없다"고 진술했다.
또 "금수원에 나온 이후 양씨와는 연락된 적이 없으며 유씨와는 계속 같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평소 주말마다 금수원에서 신도들에게 밥을 지어주는 일을 해온 김씨가 도피자금 모금이나 은신처 마련 등 유 회장 부자의 도피를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씨의 부인 유씨는 자신의 여동생(47)을 통해 유 회장의 도피처를 마련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의 여동생은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된 아이원아이홀딩스 직원 한모씨의 부인이기도 하다.
유 회장은 4월 23일 새벽 금수원을 빠져나온 뒤 '신엄마' 신명희(64)씨 언니의 아파트와 유씨의 여동생의 집에 은신했다가 5월 3일 순천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으로 도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이들과 함께 지명수배가 내려진 유씨의 남편 양씨의 신병은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했다.
지난 4월 24일부터 운전기사 역할을 하며 20여일간 도피를 지원한 것으로 조사된 양씨는 전남 순천 별장에서 유 회장과 함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유 회장의 사망과 관련한 의혹을 풀 수 있는 인물로 지목됐다.
그러나 양씨는 5월 29일 전북 전주의 한 장례식장 주차장에 승용차를 버려두고 경기도 안성으로 달아난 뒤 행방이 묘연하다.
양씨는 아직까지 검찰에 자수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검찰은 부인 유씨가 자수한 만큼 남편 양씨도 검찰이 불구속 수사 선처 시한으로 밝힌 오는 31일 안에 자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주범인 유 회장이 사망했기 때문에 처벌가치가 현저히 떨어졌다"면서 도피협조자들이 7월 말까지 자수할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하는 등 선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검찰관계자는 이날 "약속한 테두리 내에 있다면 지킬 것"라며 불구속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검찰은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 외에 또 다른 혐의가 드러날 경우엔 구속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검찰은 김씨와 유씨가 범인도피 혐의 외에 별다른 혐의가 없다면 내일이나 모레 중 풀어준 뒤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지법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최의호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유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와 그의 도피를 도운 '신엄마' 신명희씨의 딸 박수경(34)씨, 구원파 신도 하모(35)씨에 대한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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