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횡령·배임 등으로 99억여원의 계열사 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는 유병언 청해진해운회장(사망)의 장남 유대균씨(43)가 28일 구속됐다.
인천지법 최의호 영장전담부장 판사는 이날 유씨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도망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법원은 유씨와 함께 영장이 청구된 도피책 박수경씨(34)와 하모씨(35·여) 역시 같은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유씨는 아버지 유 회장과 송국빈(62·구속기소) 다판다 대표이사 등과 공모해 상표권사용료 및 컨설팅 명목 등으로 세모그룹 계열사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 회장과 함께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측으로부터 매월 고정적으로 적지 않은 급여를 받아왔다. 유씨는 특히 '오하마나'호 등의 상표권자로 등록해 놓고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사용권을 설정한 뒤 8년간 35억여원의 상표사용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한국기독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내부에서 일명 '신엄마'로 불리는 신명희씨(64·구속기소)의 딸로, 유씨가 도주를 시작한 때부터 검거될 때까지 차에 태워 이동시키는 등 유씨의 도피를 직접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어머니 신씨가 지난 6월13일 자수했지만 그 후에도 유씨를 도주시켰다. 태권도 유단자로 국제심판자격증까지 보유한 그는 대균씨의 경호도 맡아 '호위무사'로도 불려왔다.
하씨는 유씨와 박씨를 자신이 사용해온 경기용인 오피스텔로 안내해 은신하게 한 뒤 음식물 등을 제공하면서 장기 도피를 도운 혐의다.
유씨는 지난 4월16일 세월호 사건이 발생하자 3일 뒤 프랑스로 출국하려다가 검찰의 출국금지에 막혀 실패하자 곧바로 도주했다가 지난 25일 경기도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박씨와 함께 검거됐다. 하씨 역시 같은 날 오피스텔 인근에서 검거됐다.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는 전날 오전 유씨에 대해 "청해진해운과 관계 회사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 액수가 크고 장기간 도피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박씨 등 두 여인에 대해서도 "국민의 관심이 지대한 중요 피의자를 도피 시작단계부터 검거될 때까지 조력하는 등 사안이 중하다"며 유씨와 함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날 유씨가 구속된 만큼 횡령·배임 혐의 등 개인비리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유씨 일가의 청해진해운 등 그룹 경영 개입 정도와 외국에서 도주 중인 형제들의 소재를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박씨와 하씨를 상대로는 그동안의 도주경로와 숨진 유 회장과의 연락 여부, 유 회장의 도주 경로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 회장의 도피를 마지막까지 도왔던 운전기사 양회정씨와 언제까지 연락을 유지했는지와 은신 소재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3개월간 도피 끝에 검거된 유대균씨(왼쪽)와 박수경씨가 지난 25일 인천지검으로 호송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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