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욱기자]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끝난 7·30 재보궐 선거 후폭풍이 새정치민주연합을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30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야당 지도부는 총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지도부의 빈자리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대신한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다. 죄송하다.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의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 역시 기자들과 만나 "넉달동안 최고위원들을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며 "선거결과는 대표들 책임이다.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두 공동대표의 사퇴는 피할 수 없는 결론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수도권 6개 지역에서 단 한석만 건진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안방인 전남지역을 새누리당에 내 준 치욕을 겪었다.
이같은 압도적인 패배에 대해 야당 내부에서도 전략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파열음을 지목했다. 서울 동작을에서 불거진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허동준 당협위원장 간 갈등, 권은희 전 수사과장의 광주 광산을 공천 등이 대표적이다.
◇7.30 재보선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하는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운데). 31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를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전원 사퇴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박영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당을 이끈다. ⓒNews1
이에 따라 세월호 특별법 처리 및 청문회 준비 등 세월호 관련 여야 간 협상들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여야 간 협상에서 여당은 공세적으로 나오는 반면 야당은 수세에 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의 경우 압도적인 패배와 지도부의 총사퇴로 협상의 동력을 사실상 상실했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당이 안정화 될 때까지 당력을 집중할 수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반면 여당의 경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동안 마찰을 빚었던 안건들을 관철시킬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한편 재보선 사상 최대의 승리를 거둔 새누리당은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롭게 출범하는 김무성 대표 체제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당권을 발휘할 전망이다. 당청관계의 변화도 감지된다.
전당대회에서 압도적인 승리로 당 대표가 된 김 대표는 재보선마저 승리로 이끌어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건히 했다. 김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는 선거 막판 강조한 '경제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한결 편안해졌다. 박근혜 정부 2기 내각 출범 과정에서 잇따른 총리 후보자 낙마와 잘못된 장관 후보자 내정으로 국정 지지도가 하락했지만 이번 재보선을 통해 민심을 어느 정도 회복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당정청을 중심으로 민생경제 회복과 경제성장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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