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7·30 재보궐 선거 경기 수원병(팔달)에서 손학규 상임고문이 31일 전격적으로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이번 재보선에서 정치신인인 김용남 새누리당 당선자에게 완패하며 충격을 줬다.
손 고문은 3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년 간의 정치인생 마감을 선언했다.
그는 "오늘 이 시간부터 시민 한 사람으로 돌아가 성실하게 살아가겠다"며 "그동안 정치생활을 통해 얻었던 보람은 고히 간직하고, 아쉬움은 뒤로 하고 떠나려 한다"고 말했다.
손 고문은 "이번 7·30 재보선에서 저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그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제가 물러나는 것이 순리"라고 덧붙였다.
손 고문은 기자회견에 앞서 측근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계은퇴 결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 의원들은 이를 적극 만류했지만, 손 고문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7·30재보궐선거 경기도 수원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손학규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계은퇴 선언 기자회견을 마친뒤 나서고 있다.ⓒNews1
'대권 재도전'을 위해 원내 진입을 목표로 이번 재보선에 출마했던 손 고문은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던 수원병(팔달)에서 패배하며 쓸쓸하게 정계를 떠나게 됐다.
정치권에선 비록 수원병이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지만 경기도지사와 당 대표를 역임한 손 고문이 정치신인인 김 후보에게 무난하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정치연합도 손 고문을 전략공천하며 인근 수원을과 수원정 선거까지 손 고문의 영향력이 발휘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손 고문은 선거 기간 내내 김 당선자에게 밀리며 수원병 선거에만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7.8% 포인트의 큰 득표율 차로 패배했다.
서울대 상대 시절 노동운동에 뛰어든 손 고문은 지난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1988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이후 인하대 교수를 거쳐, 서강대 교수로 재임하다 지난 1993년 민주자유당(현 새누리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1993년 경기 광명을 재보선을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된 손 고문은 이후 15대·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2002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경기도지사 퇴임 후, 대선을 앞둔 지난 2007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을 떠나 대통합민주신당(현 새정치연합)에 합류했다.
2007년 당내 대선 경선에서 정동영 상임고문에게 패했다. 2008년 1월에는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선출됐다. 같은 해 7월 대표 퇴임했고, 2010년 다시 당 대표로 선출됐다. 그는 이후 2012년 재차 당내 대선 경선에 나섰지만, 문재인 의원에게 패하며 꿈을 접었다.
손 고문의 정계은퇴로 이번 재보선에 출마해 경기 김포에서 낙선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지사 역시 지난 2012년 '대선 경선'에서 패한 뒤, 이번 선거에서 원내 진입을 노리며 재기를 도모해왔다. 그는 대선 경선 도전을 위해 경남지사를 중도사퇴하며 지역에서 거센 반발을 산 바 있다.
김 전 지사도 향후 정치적인 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정치신인인 홍철호 새누리당 당선자에게 10.4%포인트로 대패했다. 경남지사 중도 사퇴로 경남지역에서 정치적 발판을 닦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안으로 선택한 수도권에서도 대패를 당하며 정치적 외상이 쉽게 극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연합 한 관계자는 "득표율차를 봐라. 그게 김두관의 한계다"며 재보선 결과를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남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는 한 재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그의 향후 행보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지난 30일 경기 김포시 자신의 선거사무실에서 개표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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