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사진 우측)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얼바인에 위치한 기아차 디자인센터를 방문해 콘셉트카를 살펴보며 톰 커언스(Tom Kearns) 기아 미국디자인센터 수석디자이너(사진 좌측)와 향후 디자인 개발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사진=현대차)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제네시스와 쏘나타, 원투펀치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하며 미국시장에서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그룹 전체의 역량을 결집시켜 내놓은 간판모델인 만큼 이를 통해 현 위기를 타개하고 도약의 계기로 마련하자는 주문이자, 당부다.
정 회장은 5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파운틴밸리시에 있는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을 방문해 업무보고를 받고 미국 자동차 시장 상황과 마케팅 전략 등을 점검했다. 특히 엔저을 등에 업고 미국에서 판촉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일본 업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를 앞세워 정면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도 무리하게 판촉경쟁에 나서 어렵게 끌어올린 이미지를 훼손시키지 말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정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쟁쟁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지금, 미국 자동차 시장의 변화 앞에 흔들리지 말고 침착하게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 회사가 할인정책을 펼친다고 지금껏 우리가 어렵게 쌓아온 '제값 받기' 노력을 헛되이 해서는 안 된다"며 기존 제값받기 정책 고수를 지시했다.
특히 "최근 미국시장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는 가벼우면서 강도가 높은 고장력 강판이 대거 적용돼 차의 기본 성능을 크게 높인 차"라며 "이러한 중대형 신차들의 판매를 늘려 환율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한다면 미국 시장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브랜드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세대 제네시스와 LF쏘나타에 대한 자신감으로, 두 간판모델을 통해 환율 등 현재 처한 어려움을 이겨내자는 주문이다. 특히 제네시스와 쏘나타가 기대대로 미국시장에서 제 역할을 해줄 경우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리콜 등으로 추락한 시장 신뢰도 회복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동시에 전체 라인업의 동반상승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 프리미엄 모델이 시장에서 제 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여타 모델들까지 그 이미지에 힘입어 판매량이 상승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결국 품질만이 글로벌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근간으로, 변칙적 전략이 아닌 정도(正道)를 통해 지속성장과 내실경영을 꾀하겠다는 얘기다.
기아차(000270) 또한 지난해와 올해 각각 출시된 K7과 K9이 미국시장에서 선전하면서 제자리 찾기에 매진하고 있다.
한편 정 회장은 업무보고 직후 지난해 말 완공된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과 현대차 미국 디자인센터를 둘러보며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 신사옥은 세계적 건축디자인 회사인 젠슬러(Gensler)사가 디자인을 맡았으며, 대지면적 7만2800㎡(2만2000평), 건축면적 2만2440㎡(6800평), 연면적 4만3600㎡(1만3200평)의 규모로 건설됐다.
휴가도 반납한 채 미국으로 날아간 정 회장은 오는 주말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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