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9월 추계리그에 사활을 걸었다.
애플은 처음으로 대화면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패블릿(태블릿+스마트폰) 선두주자인 삼성전자와의 정면대결을 예고했다. 이를 통해 '안방'인 북미 시장에서 삼성에 빼앗긴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도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상반기 '갤럭시S5'로 큰 재미를 보지 못한 탓에 '갤럭시노트4'에 대한 기대와 부담은 배가됐다.
샤오미로 대표되는 중국 신흥업체들의 약진으로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된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인 삼성과 애플이 얼마만큼 후발주자들의 추격전을 방어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_◇삼성전자는 다음달 3일(현지시간) 독일·중국·미국 3개국에서 '갤럭시노트4'를 공개할 예정이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는 다음달 3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 직전 갤럭시노트4를 공개한다. 독일 베를린과 중국 베이징, 미국 뉴욕 등 3곳에서 언팩 행사를 동시에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각 언론에 보낸 초청장에 '일상을 기록하라(Note the Date)'는 문구와 함께 펜으로 할 수 있는 각종 기능 등을 덧붙여 공개작이 갤럭시노트4임을 암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IFA 개막 전에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공개하며 유럽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 상반기 갤럭시S 시리즈와 하반기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통해 연 1회 출격하는 아이폰 시리즈를 꽁꽁 묶었다.
갤럭시노트4에는 5.7인치 쿼드HD 디스플레이, 광대역 LTE-A 네트워크가 지원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자외선 센서 등의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형과 별도로 3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형태도 출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는 지난달 31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고급 스마트폰 2종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전무는 "둘 중 하나는 대형 스크린을 장착한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신소재를 사용한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음달 9일에는 애플이 '아이폰6' 공개 행사를 연다. 올해 애플이 처음으로 내놓는 신작 스마트폰이다. 삼성과 같은 달 제품을 출시하면서 정면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아이폰6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내놓으며 대기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그간 4인치대의 작은 화면을 고수하던 애플이 아이폰6를 기점으로 화면 크기를 늘리는 것은 사실로 굳어졌다. 4.7인치를 먼저 선보인 후 시차를 두고 5.5인치를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금까지 적용되지 않았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도 아이폰6에는 탑재될 전망이다.
유통 채널도 넓어진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032640)만이 아이폰을 들여오지 못했다. 주파수가 다르고 음성통화(VoLTE) 기능을 지원하지 않기 때문. 아이폰6부터는 이 같은 문제가 해소되면서 이동통신 3사에서 동시 출시,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유튜브에 올린 'G3 비트' 영상에서 'G3 스타일러스'의 출시를 예고했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전략 스마트폰 'G3'로 터닝포인트에 성공한
LG전자(066570)도 패블릿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LG전자가 공개한 유튜브 'G3 비트' 영상에 'G3 스타일러스'가 등장했다. 5.9인치 대화면으로 터치펜을 제공하는 패블릿폰 형태다. 갤럭시노트4 대항마 이미지가 그려졌다.
LG전자는 하반기 G3 글로벌 출시를 필두로 G3 비트·비스타·스타일러스 등 파생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기조를 안고 가되, 라인업을 중저가 보급형으로까지 넓혀 수익성 또한 놓치지 않겠다는 복안이다.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지난달 24일 2분기 기업설명회에서 "3분기 G시리즈 하방 전개 모델을 연속 출시해 보급형 시장을 공략해 나가겠다"며 "G3 글로벌 판매와 프리미엄 이미지 확대를 통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시장에서 애플 제품 구매를 꺼리게 하던 요인들이 사라지면서 애플 입지가 더 넓어질 것"이라며 "갤럭시S5의 부진으로 체면을 구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4로 시장을 다시 장악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스마트폰 대전 당시 LG·소니·팬택의 공세에도 삼성이 독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G3의 승리, 소니의 약진이었다"며 "하반기에도 소비자들이 어느 제조사의 손을 들어줄 지 아무도 모른다"고 판단했다.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도 볼 만 하다. 애플은 2분기 본고장인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크게 밀리면서 체면을 단단히 구겨야만 했다. 삼성전자가 36.2%의 시장점유율로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이후 최고 성적을 기록한 반면 애플은 27.9%로 내려 앉았다. LG전자도 사상 최고 점유율인 11.9%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북미 시장에서 두 자릿수 이상 점유율을 기록한 것은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뿐이다.
제조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이 자국시장을 넘어 북미에서도 저변을 확대할 수 있을지와 애플이 등돌린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을지, 또 삼성의 저력은 뒷심으로 이어질지, LG전자가 3인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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