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의결 보장되지 않는 수사권·기소권 무용지물"
특검 추천 문제 "좀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노력"..추가협상 가능성
2014-08-10 17:42:27 2014-08-10 17:47:04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겸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이 지난 7일 여야가 합의한 세월호특별법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박 위원장은 10일 국회 원내대표실 기자회견에서 "진상조사위가 5:5:4(2·2):3(여:야:대법원장·대한변협:유가족) 비율을 갖고 있지 않고 전체 통틀어 5:5의 비율이라면 기소권이 부여됐다고 해도 의결이 안 된다. 이것을 쓸 수 있는 칼이 없다"며 "유가족들에게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조사위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5:5:4:2 구성 비율을 받고 수사권 비슷한 것을 얹어서 협상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되면 수사권 받은 것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유가족 측에 유리한 구성 비율이 성역 없는 진상규명의 선결조건이었음을 강조했다. 
 
예를 들면 5:5:4:3 비율의 조사위에서는 각 조사위원이 어떤 안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단정할 수는 없지만 'A 안건'에 대해 여야가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고 유가족 추천 위원들이 이 안건을 의결시키려 한다면 유가족 측 위원들은 나머지 위원 4명 중 1명을 설득하면 의결을 이룰 수 있다. 9:8의 과반 의결 조건이 성립되기 때문이다. 
 
반면 새누리당 주장에 따라 5:5:4:2 비율의 조사위가 구성된다면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유가족 추천 위원들은 나머지 위원 4명 중 최소 2명 이상의 위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청문회 증인, 자료 요구에 따른 어떤 의결 관련 정족수가 확보되기 때문에 조사위가 적어도 지금까지 진행됐던 다른 조사위 때보다는 훨씬 더 진상규명을 위한 쪽에 가깝게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금, 토요일 오늘까지 3일 동안 유가족 대표, 시민사회 단체 대표, 유가족 개별의 만남 등 대화가 있었고 이 5:5:4:3 구성 방식에 있어서 '의미가 매우 크다',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라는 공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상설특검법에 의해 특검을 구성하는 것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하고 진지하게 노력해보겠다"며 "더 자세히 말은 못 하겠지만 논의할 구석도 남아있다"고 말해 추가 협상의 여지를 열어놨다.
 
박 위원장은 다만 "수사권, 기소권을 바라는 유가족들의 마음을 알고 있다. 대한민국 수사 시스템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정부 불신의 문제다. 하지만 저희가 150석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 하는 야당이기 때문에, (그리고) 상대가 있는 협상이라는 것을 꼭 이해해주셨으면 하는 그런 마음"이라며 협상에 있어서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했다.
 
그는 또 야당 추천 특검으로 실시된 이명박 전 대통령 내곡동 사저 특검을 언급하며 "국민들이 성공한 특검이 무엇이 있느냐는 반문을 많이 한다. 저희도 내곡동 특검이 국민적 만족을 하는 데 불충분했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야당 추천 특검으로 면죄부를 준 그런 역효과도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야당 추천 특검의 성과가 미미했을 대 발생할 역풍을 우려하기도 했다.
 
박 위원장은 당초 이날 위안부 역사 전시회와 뮤지컬 관람 일정을 계획했지만 특별법 협상 관련 거세지는 당 내외의 반발에 일정을 취소하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 SNS 글 게재 등의 방식으로 당 내부에서부터 반발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11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당내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특별법 세부 조문 작업을 위한 비공개 실무협상을 갖고 쟁점 사항을 정리해 나갈 계획이다. 여야 세월호 특별법 TF 간사와 정책위의장이 참여했던 2+2 특별법 협의체는 TF 야당 간사였던 전해철 새정치연합 의원이 여야 합의 내용에 대한 반발로 협상 불참을 선언하면서 틀이 깨진 상태다.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여야 간사도 이날 오후 6시경 만나 여야 협상을 통해 오는 18일부터 실시하기로 한 청문회 증인채택을 마무리 할 방침이지만 김기춘 비서실장 등 청와대 인사와 유정복 인천시장(전 안행부 장관)에 대한 입장차가 커 합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가 특별법 여야 합의 철회를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새정치연합 중앙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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