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두고 여야가 또 다시 대립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혁신과 변화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 비전이 제시됐다'고 극찬한 반면 야당은 진전된 대북제안이나 점점 우경화 되어가는 일본에 대한 단호한 지적이 전혀 없었다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과 통합진보당은 15일 각각 대변인 논평을 내고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팥 없는 찐빵', '간이 없는 맹탕' 등에 비유하며 비판했다.
박 대통령의 경축사에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책과 남북관계를 풀 수 있을 만한 해법, 일본에 대한 단호한 입장 등이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영근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을 갖고 "박 대통령이 15일 발표한 제69주년 광복절 경축사는 공허하기 그지 없고 평화의 메시지도 없어 매우 유감"이라며 "국내 정국상황이 엄중하고 남북관계와 동북아 정세가 불안한 점을 감안할 때 실망스럽기까지 하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온 국민이 기대했던 세월호 참사의 악몽을 씻어내고 재발하지 않기 위한 대책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며 "경색된 남북관계를 근본적으로 풀어갈 해법도, 침체된 경제를 살릴 구체적인 방책도 없었다. 교황님의 화해 메시지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합진보당도 이날 정오께 논평을 내 "오늘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는 국민이 기다려온 말, 대통령이 해야 할 말은 단 하나도 언급하지 않았다"며 "'팥 없는 찐빵'이고 '간이 없는 맹탕'"이라고 비판했다.
통진당은 ▲넉달째를 맞는 세월호 참사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점 ▲진전된 대북 제안이 없었다는 점 ▲날이 갈수록 더해가는 일본의 극우군국주의에 대한 단호한 비판도 없었다는 점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박 대통령이 경축사에서 '대한민국의 혁신을 완성시키는 것은 바로 국민들'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 통진당은 "박 대통령은 다시 국민들에게 책임을 전가했다"며 "거듭되는 박근혜 대통령식 '유체이탈 화법'으로 가장 먼저 뼈를 깍아야 할 혁신의 당사자야말로 대통령 본인임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제69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News1
반면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박 대통령은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길에 정치권의 협조가 필요함을 강조했다"며 "어렵게 일군 경제 활성화의 불씨를 정치권이 발목잡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내년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북이 함께 광복을 기념할 수 있는 공동행사를 기획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실행 가능한 협력부터 행동으로 옮겨내자는 대통령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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