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계열사 재편..경영권 승계 신호탄?
2014-08-20 23:47:01 2014-08-20 23:51:25
◇현대차그룹 CI.(사진=현대차그룹)
 
[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7개 계열사를 3개로 축소, 조정하는 계열사 개편을 단행했다. 현대차(005380)그룹의 잇단 3건의 합병 작업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일 현대위아의 현대메티아, 현대위스코 흡수합병, 현대 오토에버의 현대씨엔아이 흡수합병, 현대건설의 현대건설 인재개발원 흡수 합병 등 3건의 회사합병 사실을 공시했다. 현대위아의 현대메티아와 현대위스코 합병은 이사회 및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11월1일을 기일로 추진될 예정이다.
 
현대위아는 현재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파워트레인 완제품을 주력 생산하고 있으며, 현대메티아와 현대위스코는 파워트레인 기초 부품의 소재 및 가공 프로세스를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에 이번 합병으로 현대위아는 소재(주조 및 단조)-가공-조립단계를 아우르는 수직생산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이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SI(시스템통합) 사업을 총괄하는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현대건설(000720)의 SI 업체 현대씨엔아이를 합병했고, 현대건설은 현대건설 인재개발원을 합병했다.
 
이들 3건의 합병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간 연관, 또는 중복사업을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려는 사업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 추진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경영권 승계와도 맞닿아 있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은 합병대상 기업인 현대위스코의 최대주주로 57.87%(34만7241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되면 정 부회장은 현대위아의 지분 1.95%를 확보하게 된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 부회장의 현대위아 보유 예상 지분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이번 합병을 경영권 승계 작업의 본격화로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룹에서 현대위아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는 증거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현대위아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지만 이는 1.95%에 불과하다"며 "이번 합병은 차랑부품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위한 것이지, 경영권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합병 외에도 지난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자동차강판(냉연) 사업 합병,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 합병 등의 구조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한편 시장에서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되면서, 재계 2위이자 같은 과제를 안고 있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심이 비등해졌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는 가운데, 관건은 정의선 부회장의 지분 확보와 이를 위한 자금 마련에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동시에 지난해부터 진행돼 온 일련의 재편 과정은 아직 정몽구 회장이 건재한 만큼 당장의 경영권 승계보다는 수직 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추구로 봐야 한다는 해석도 설득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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