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강원랜드(035250)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강원랜드 노동조합(노조)이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양측은 좀처럼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대립전선을 이어가고 있다.
조용일 강원랜드 노조위원장은 21일 "사측과 교섭 자리가 열린다면 대화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만, 아직까지 사측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오후부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노조는 예정대로 오는 27일과 28일 양일간 파업에 돌입한다. 이날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가 공공기관 노조 총파업을 예고한 D-Day다. 사측 역시 노조의 파업예고 소식을 접했지만 아직 별 다른 협상계획 일정을 잡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의 파업은 강원랜드 사측의 복지제도 등 축소에 반발하면서 시작됐다. 강원랜드는 기획재정부의 공기업 방만경영 개선 방침에 따라 18개 복지혜택을 폐지키로 했다. 주요 항목은 ▲대학 학자금 ▲보육비 ▲하계특별휴가비 ▲신협 출자금 ▲의료비 지원 등이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방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정부 방침이 노사 협상을 통한 합의에 방점을 찍고 있음에도 사측이 일방적으로 그간의 복지제도를 중지하거나 폐지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조용일 위원장은 "강원랜드 방만경영의 책임자들은 낙하산 인사들로 모두 떠나버렸고, 남아있는 직원들에게 그 책임이 전가됐다"고 강조했다.
강원랜드는 다른 공기업과 달리 흑자만 냈던 우량기업이고, 매출의 30% 이상이 세금으로 나가는 등 국가재정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또 사업장이 산골 오지에 있어 교육과 의료 복지 등의 혜택이 열악한 점도 지적 대상이다.
그는 "(강원랜드가) 다른 공기관들과 상황이 다른 것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획일적이고 경직된 기준들만 들이대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원랜드 노조는 총직원 3200명 중 25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앞서 광복절과 주말로 이어지는 연휴였던 지난 16일 1차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강원랜드 설립 역사상 벌어진 첫 파업이었다.
강원랜드는 이날 파업에 아르바이트생 등 800여명을 투입해 매장영업을 진행했다. 회사 측은 이날 파업으로 인한 손해액이 약 2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6일 진행된 첫 파업에 대해 "노사교섭 진행 중에 일방적으로 진행된 파업이었다"며 불쾌감을 표명했다.
이어 "정부의 방만경영 개선 지침 18개 항목에 대해 원칙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노조가 전향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세로 임한다면 대화를 통해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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