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3년간의 박스권 상단을 뚫고 연일 고점 돌파를 시도하던 코스피 지수의 기세가 이달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다. 이번주 코스피 지수는 한 때 2040선까지 내려 앉았다가 가까스로 2050선을 회복하며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의 수급 상황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행보가 엇갈린다. 외국인은 대체로 매수세를 유지하는 반면, 기관은 꾸준하게 주식을 팔고 있다. 8월 들어 기관은 지난 1일과 6일, 2거래일을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자료제공=대신증권, 한국거래소)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4134억원의 주식을 순매수 했다. 반면 같은기간 기관 투자가들은 1조6937억원 정도의 주식을 내다 팔았다.
이달들어 기관 투자가 가운데 투신이 6078억원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이어 보험(3870억), 금융투자(2753억), 은행(1692억)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를 추월한 기관의 매도. 이처럼 기관의 매도가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 물량과 주가연계증권(ELS) 낙인 물량 우려,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출회 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기관의 매도세가 상대적으로 강해졌지만 이는 매물 소화의 과정이기에 추세 반전 등의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펀드환매 압력에 투신권의 매도량이 지속되고 있고, 여기에 지난달 매수로 대응했던 금융투자와 보험이 매도로 돌아섰다는 점이 특징적"이라며 "이는 프로그램 매수가 계속 유입되면서 지난달 선물베이시스가 굉장히 좋았었는데 최근 외국인의 선물 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되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는 9월 선물옵션 만기를 앞두고 매물을 소화하며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금융투자의 매매패턴을 보면 7월 옵션만기 이후 차익거래로 유입된 금액이 1조원 정도인데 전날까지 7000억 정도 매물을 소화했고, 아직 3000억 정도 남아있다는 상황이기에 단기적으로는 물량 부담이 더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기관의 매도는 펀드 환매와 외국인의 선물 매도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출회, ELS 낙인 관련 물량 우려 등의 영향"이라며 "이는 매물 소화 과정으로 시장의 키는 여전히 외국인 수급이기에 최근 현물시장에서의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현 상황에서 투자전략은 어떻게 세워야 할까. 정책 기대감과 실적 개선에 주목한 저점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또한 주요 해외 이벤트를 소화하며 여러 불확실성을 걷어낼 가능성에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전날 매물부담에 많이 밀렸던 금융, 은행, 통신, 유틸리티 등이 오늘 다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정책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또 중요한 것은 실적인데, MSCI의 한국 이익 전망치가 5주만에 반등했고, 코스피 영업이익 전망치도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어 정책 기대감이 이익 턴어라운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저점 매수가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박성훈 연구원은 "해외 주요 이벤트를 통해 선진국 통화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어느정도 덜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외국인이 최근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물을 내놓긴 했지만 현물 시장에서의 연속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고, 정책 기대감도 남아 있기에 정책관련 경기민감주에 대한 저가 매수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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