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항소심이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정책'과 한국철도공사의 정원감축 등에 반대하며 파업에 참여했던 철도노조 소속 노조원들에 대해 무죄 선고한 판결이 상고심에서 파기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철도노조 파업에 참가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이모씨(43) 등 22명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일부 유죄취지로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2009년 11월 발생한 순환파업과 전면파업은 임금 수준 개선 등의 의도가 일부 있었더라도 경위나 전과과정에서 공동투쟁본부가 정한 일정과 방침에 따라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정부정책 자체를 저지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었고, 파업 직전까지 계속 진행됐던 단체교섭이 완전히 결렬될 만한 시급성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철도공사가 단체협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은 전면파업 돌입을 자제하고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있는 것만 진행하자는 의도였고 사업장 특성상 업무대체가 용이하지 않아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던 점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의 순환 및 전면파업으로 공사로서는 적지 않은 대체인력이 계속 투입될 수밖에 없었으므로 사업운영에 큰 혼란과 손해가 발생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결국 피고인들의 순환 및 전면파업은 사용자인 공사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하게 할만한 세력으로 업무방해죄의 위력에 충분히 해당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환 및 전면파업을 공사가 예측할 수 있었고 열차 운행중단으로 발생한 손해도 사업자체의 성격 때문이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2009년 9월에 발생한 파업에 대해서는 본교섭에 정당한 이유 없이 태만한 공사에 대해 단체교섭 촉구를 위한 파업으로 정당성이 인전된다며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씨 등은 2009년 5월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한국철도공사(현 코레일)이 정원을 5000여명 감축하겠다고 발표하자 그해 9월과 안전운행을 위한 파업에 이어 11~12월 순환 및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대법원은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이모씨 등 10명에 대해 같은 취지로 순환 및 전면파업 부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로 판결했으며, 김기태 전 철도노조위원장 역시 지난 20일 대법원에서 같은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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