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의 기성용. (사진캡쳐=스완지시티 TV)
[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팀이 빅클럽"이라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의 의지가 소속 팀과의 재계약으로 이어졌다.
스완지시티는 29일(이하 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기성용과 4년간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구단이 올린 인터뷰 영상 속에서 기성용은 "개리 몽크 감독의 능력과 동료들의 실력 등을 볼 때 팀이 발전할 가능성이 높아 재계약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그의 지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이 사실상 벤치 멤버로 굳어진 상황에서 기성용은 한국 선수 중 유일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주전급 선수다. 다른 리그로 이적하지 않는 한 최소 2017~2018시즌까지 그는 EPL 무대를 누빌 전망이다.
기성용은 지난해 큰 파문을 몰고 온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사건이나 지난 5월 튀니지와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왼손 경례'를 하는 등의 행동으로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긍정적인 목소리와 함께 부정적인 평가도 함께 따르는 선수다.
하지만 한 가지만큼은 그의 가치관이 확실히 옳았다는 게 증명됐다. '빅클럽'에 대한 기성용만의 확실한 정의다.
기성용은 2012년 스완지시티 이적과 지난해 선덜랜드 임대 과정에서 "나에겐 빅클럽이 따로 없다. 내가 뛸 수 있고 내 가치를 인정해 주는 팀이 빅클럽"이라고 줄곧 밝혔다. 최근 스완지시티 잔류와 타 팀으로의 이적설 사이에서는 "돈만 밝히는 인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무리해서 팀 명성과 연봉을 보고 이적해 벤치에 앉느니 축구 선수로서 꾸준히 운동장에 나서 발전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주관에 따라 기성용은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 이적과 2012년 잉글랜드 무대 이적 이후 꾸준히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매년 경기력도 올라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선덜랜드 임대 또한 기성용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임 감독과 호흡이 맞지 않아 벤치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자 출전 시간을 위한 임대를 원했다. 기성용은 하위권의 선덜랜드도 마다치 않고 우선 운동장에 나가는 데 집중했다.
꾸준히 경기 감각을 잃지 않은 기성용은 올 시즌 EPL 개막전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축포를 쏘기도 했다. 한국 선수가 EPL 개막전에서 골을 넣은 것은 처음이다.
이런 과정들은 선수로서 경기 감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EPL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배경이 됐다.
이는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한 대표팀 선배 박주영이나 최근 16세 이하(U-16)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이승우와 장결희(이상 바르셀로나 유스) 등 유소년들의 앞으로 선수생활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한 유소년 축구 관계자는 "선수는 기본적으로 운동장에서 진지하게 뛸 때 어떻게든 성장을 할 수 있다"면서 "돈이나 명성을 떠나 어디에서 뛰느냐보다는 어떻게 선수로서 그 시간을 보내느냐 하는 게 훨씬 중요하지 않겠느냐"고 견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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