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한국 경제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면서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은행이자로 생활을 유지해온 은퇴 생활자들 뿐 아니라 생활자금을 준비해야 하는 중장년층까지 더이상 설 자리를 잃었다.
불을 지핀건 지난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다. 15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25%로 0.25%포인트 낮추면서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 내리기에 '올인' 중이다. 앞으로 '1%대 예금'이 아예 대세로 자리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설마했던 예금금리 1% 시대가 코앞으로 다가온 셈이다.
성장률 회복세도 더디다. 2012년(2.3%)과 2013년(3.0%%) 2년 연속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도 세월호사고 여파로 내수회복세가 여전히 미약한 모습을 보여 성장률은 3% 후반에 머물 전망이다.
◇22개월째 1%대 소비자물가 상승률..'디플레 우려'
한국 경제의 위협요인 중 하나는 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1% 미만의 성장을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대로 하락해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발표한 '2014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5(201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1.4% 상승하며 물가 상승세가 두 달 연속 둔화됐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2개월 연속 1%대에 머물러 있는데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2.5%~3.5%) 하한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우리나라가 디플레이션 초기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된다는것은 소비 및 투자심리가 불안요인으로 잠재돼 있다는 의미다. 소비가 공급을 맞추지 못하면 기업들은 투자를 꺼리고, 가계는 소비를 미뤄 디플레이션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커질 수 있다.
현재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는 가운데 세월호 충격이 겹치면서 소비심리와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있는 상황이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수침체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전기비 기준으로 2013년 3분기 이후 서서히 성장폭이 감소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외수 경기의 완만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 및 설비투자는 회복세가 미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시대 장기화 지속..예금금리 사상 최저치 이어가
◇기준금리 추이(자료=한국은행)
소비자물가 둔화에 따른 저성장 뿐 아니라 저금리가 장기화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끝내고 조기금리 인상이 이어지면 국내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지만, 아직 국가별 통화정책기조가 엇갈리고 있어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경기 역시 하반기에 경제심리가 살아나지 않을 경우 저금리 장기화는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중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디플레이션 위험 언급까지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인하가 단순하게 1회성으로 그치기 보다는 최소 2회 이상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훨씬 유력하다"고 밝혔다.
이렇게되면 저축으로 이자 수익을 기대하는 은퇴자들이 더이상 설 곳이 없어진다. 이미 시장에서는 은행 예금금리가 사상 최저치를 연거푸 고쳐쓰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에 따르면 예금은행들의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예금금리는 연 2.49%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예금금리는 8월에도 사상 최저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이 저금리·저성장시대에 대응할 노후자산의 패러다임 변화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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