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남숙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서울시내 자율형사립고 8곳을 지정 취소 대상으로 결정하면서 자사고 학부모, 교육부와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4일 서울교육청은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 평가 결과, 올해 평가 대상인 14개 자사고 중 기준점수 미달인 학교는 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우신고, 이대부고, 중앙고로 총 8개교라고 밝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발표는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 자사고 운영평가 권한에 맞춰 지정 취소 작업을 시작하는 것"이라며 "재지정이 취소된다고 해서 학교 생명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자사고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와 법개정으로 고교체제의 정상화를 실현하고 학교간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 수평적 다양성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정 취소 결정을 위한 절차를 밟게 될 학교 가운데 저의 모교(중앙고)도 포함돼 있다"며 "상대적으로 모범적인 사학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평가지표를 통해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을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종합평가에서는 교육의 공공성과 학교의 민주적 운영및 가감점의 평가 항목이 추가됐다.
또, 학생전출 및 중도이탈 비율, 다양한 선택과목 편성·운영정도, 선행학습 방지 노력 평가는 배점이 확대됐다.
반면, 학교 재정운영의 적정성과 학교구성원의 만족도 부문의 평가의 배점은 축소했다. 이밖에 학생재정지원 현황 평가에서 1인당 평균 장학금과,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 현황의 배점도 줄었다.
'중복평가'라는 논란을 의식한 듯 이근표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이날 "지난 6월 기존의 교육부 표준안을 바탕으로 계획한 '자사고 학교운영성과 평가'는 학교 운영, 교육과정 편성 및 운영, 학교 시설 등이 지정 목적에 맞는가를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재지정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에는 다소 부족함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월의 평가지표를 최대한 존중하되 중요 항목의 배점과 척도점을 조정하고 교육청 재량평가 지표로 교육의 공공성 등을 추가로 반영해 '자사고 운영성과 종합평가'를 실시했다"며 이번 논란의 핵인 '중복 평가' 문제를 해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교육부와의 협의를 성실히 진행하고, 해당학교를 대상으로 청문 절차를 거쳐 10월에 지정 취소 학교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또 청문절차가 완료되기 전에 일반고로 자진 전환을 신청하는 학교에 대해서는 이미 발표한 대로 행·재정적인 지원을 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사고 지정이 취소돼도 2015학년도 입학 전형은 변동이 없으며, 2016학년도 입학전형부터 일반고 전형으로 적용될 것이라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자사고 학부모들은 이틀째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면서 강력하게 반발했다. 자사고 교장단들도 서울시교육청 발표 직후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교육부가 자사고 지정 취소 협의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검토하지 않은 채 즉시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데 대해 조 교육감은 "교육부가 보지도 않고 반려하겠다는 것은 성숙한 태도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4일 서울시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자사고 취소대상 8개학교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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