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박근혜 정부와 박원순 서울시장의 복지 예산 책임론 2라운드가 시작될 조짐이다.
박원순 시장은 4일 서울시청에서 민선 6기 서울시정 4개년 계획 발표장에서 정부가 보편적 복지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전가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기초자체단체 단체들이 말했던 것처럼 (복지) 디폴트 가능성이 있다. 중앙정부가 (기초연금 등) 정책을 결정하고 지방 정부에 떠넘기는 비용이 수천억원이나 된다"며 정부 태도에 불만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스웨덴 페르손 총리의 보편적 복지국가로 가는 10대 방침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전 국민의 보편적 복지는 지방정부에게 전가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인수위원회 당시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전 국민에 해당되는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맡겠다고 약속했다. 아직까지는 대답이 없다"고 말했다. 대선 때 보편적 복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박 대통령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4일 브리핑실에서 민선 6기 4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서울시)
복지 예산 책임 논쟁은 전날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와 정부 사이에 시작됐다.
협의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연금, 무상보육은 중앙정부의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가 기초연금, 무상보육 예산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는 파산을 선언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주장에 신속하게 반박했다. 문형표 복지부 장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무상보육과 기초연금은 지역 주민들 복지 증진을 위해 중앙과 지자체가 함께 책임져야 할 복지사업"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지방소비세 전환율을 5%에서 11%로 확대하는 등 '중앙-지방간 재원조정 방안'을 마련했기 때문에 지방 복지 예산은 충분하다고 주장하다는 논리다. 박 시장의 이날 발언은 정부의 반박을 재반박 한 것이다.
복지 책임 논쟁은 계속 커지고 있다. 박 시장이 박근혜 정부의 복지 정책을 비판하자 새누리당이 나섰다. 이날 김현숙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지방정부가 스스로 (복지)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예산 부담을 중앙정부 탓으로 돌린다면 피해는 국민들이 받게 된다"며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박근혜 정부와 박 시장의 복지 책임 논쟁은 1년전에도 있었다. 박 시장은 정부가 기초연금 도입과 무상보육 확대로 재정 부담이 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버스, 지하철 '무상보육' 광고 등으로 정부를 압박했다.
이에 정부와 새누리당은 충분한 예산을 지원했다고 주장하며, 박 시장의 광고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며 선관위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새누리당의 고발에 무혐의라고 결정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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