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의 행적이 이틀째 묘연하다.
전날 저녁 자택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담벼락에 차량이 파손되면서까지 꼭꼭 숨어버린 박 원내대표에 대해 새정치연합은 의구심을, 새누리당은 분노감을 표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후 이틀째 외부와 연락을 끊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국회 개원식에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있는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사진=박민호 기자)
15일 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박 원내대표가 이틀째 연락이 되지 않고 있으며 오는 16일까지는국회로 출근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1야당의 수장으로서 탈당발언을 하고 종적을 감춘 것에 대해 국민들 뿐 아니라 여·야 모두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박 원내대표와 최근 주말까지 물밑 만남을 이어온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박영선 원내대표가 어디에 갔는지 도저히 모르겠다"며 "당장 18일 원내교섭 단체 대표연설때 누가 나올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국회는 민생법안은 커녕 당장 내일부터 있을 일정부터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원내대표는 "협상이라는 것이 상대가 있어야 하는데 협상 파트너가 없어져 버렸다"며 사실상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처리가 '올스톱' 됐음을 시사했다.
박 원내대표가 아무 말없이 종적을 감춘 이유는 두차례에 걸친 세월호법 여·야 협상안이 무산돼 버린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어 최근 비대위원장을 외부에서 끌어오려다가 의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힌 것이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가 종적을 감추기 전 '우리당이 이렇게 꽉 막힌 줄 몰랐다'라고 발언한 것을 감안할 때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계파갈등에 상당한 충격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신중하게 진행해 왔던 이상돈 교수 영입이 줄줄 새나가고, 심지어 탈당 발언까지 가는 곳곳마다 언론에 유통되는 등 당원들에 대한 수치심과 분노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유가족을 둘러싼 당론을 정하지 못해 새누리당으로부터 거센 정치적 공세를 홀로 온몸으로 받아낸 점도 정치적 부담이다.
새누리당이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한 새정치연합의 입장이 대체 뭐냐?"라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입장만 되풀이 한점은 국민과 유가족 모두로부터 신뢰를 잃기 충분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가 이틀간 행적을 감춘 것과 관련해 향후 어떠한 해명이 있더라도 박 원내대표의 정치적 입지에는 상당한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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