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미니앨범을 발표한 윤도현. (사진제공=디컴퍼니)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YB(윤도현 밴드)의 보컬 윤도현이 솔로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지난 16일 ‘노래하는 윤도현’이란 타이틀의 미니 앨범을 내놨는데요.
여러분은 윤도현을 어떤 이미지로 기억하고 계신가요?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 강렬한 로커의 이미지를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을텐데요. 하지만 윤도현은 전혀 다른 색깔을 동시에 갖고 있는 가수이기도 합니다. ‘사랑two'나 ’사랑했나봐‘와 같은 윤도현의 히트곡을 기억하고 계시죠? 이런 포크 감성을 기반으로 한 발라드곡을 멋들어지게 부를 줄도 아는 것이 바로 윤도현입니다.
윤도현은 이번 솔로 앨범에서도 강렬한 록 대신 감성적인 포크 장르를 기반으로 한 음악을 들려줍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쉼표가 될 수 있을 만한 앨범이란 생각이 드는데요.
총 5곡이 실린 이번 앨범의 타이틀곡은 두 곡입니다.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과 ‘빗소리’입니다.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은 ‘사랑two'나 ’사랑했나봐‘와 같은 윤도현의 기존 히트곡들을 연상시키는 스타일의 노래입니다. 이별 후의 공허함에 대해 표현한 곡이고요. 풍부한 감정을 전달하는 윤도현의 힘 있는 목소리가 돋보입니다. 가사를 보죠. 가사가 가진 힘을 느낄 수 있는 곡들이 수록돼 있다는 것이 이번 앨범의 특징입니다.
"나 없이 너는 행복한 건지. 혹시 나만 아픈 건 아닌지.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만 힘들면 널 잊을는지"라는 후렴구입니다.
‘빗소리’는 전형적인 포크록 성향의 곡입니다. '우리 사랑했던 시간만큼'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데요. 도입부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듣는 이들을 감성에 젖어들게 만듭니다. 그리고 후배 가수인 옥상달빛이 코러스에 참여해 감성적인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비오는 밤, 가만히 누워서 듣기에 좋은 노래입니다.
윤도현이 직접 작사, 작곡한 '빗소리'는 이별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곡을 들으면서 추억에 잠길 것 같은데요. 한 딸의 아버지가 된 윤도현 본인은 정작 “나는 이제 옛날이 기억도 안 난다. 나는 친구들의 이야기나, 영화, 책을 통해 가사를 쓴다”고 주장을 하지만 말이죠.
3번 트랙의 ‘요즘 내 모습’은 뭐랄까요. 윤도현의 노래 같지 않은 노래입니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로닉이 믹스매치된 듯한 사운드가 리드미컬한 느낌을 주고요. 가수 케이윌과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피처링에 참여했습니다. 케이윌은 윤도현과는 또 다른 매력의 보컬을 통해 노래의 한 축을 담당하고, 타블로는 직접 작사한 랩으로 곡의 쓸쓸한 분위기를 살려냅니다.
지난 1995년에 발매됐던 윤도현의 데뷔 앨범에 수록됐던 노래 ‘가을 우체국 앞에서’를 기억하시나요? 제목에서 잘 드러나듯, 가을에 듣기에 딱 좋은 노래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아온 노래죠. 윤도현이 이 노래를 리메이크에서 이번 앨범에 실었는데요. 포크 감성의 솔로 가수 윤도현을 대표하는 노래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새롭게 탄생한 '가을 우체국 앞에서'는 원곡이 가진 감성을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합니다. 특히 악기 연주 없이 윤도현의 목소리로만 시작되는 도입부가 인상적인데요. 이런 방법을 통해 '가을 우체국 앞에서'가 가진 감성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원곡과 재탄생한 곡을 비교해보면 윤도현의 목소리에 변화가 있었다는 점도 느낄 수 있는데요. 약 20년 동안 연륜을 쌓아온 윤도현의 목소리는 더 성숙하고, 깊이가 생겼습니다.
마지막 트랙엔 블루스 곡인 ‘라스베가스를 떠나며’가 있습니다. 싱어송라이터 에스나가 코러스에 참여했고, 시내의 한 재즈바에서 흘러나올 것만 같은 끈적끈적한 느낌의 노래입니다. "세상은 날 차버렸고 희망 따윈 잊고 산지 오래야. 삶의 끝자락에 서서 마지막 내 영혼을 태우려 여기에 서 있네. 사랑을 만났네. 취하고 비틀거려도 난 괜찮아"라는 가사인데요. 윤도현이 소울풀한 보컬을 통해 곡의 느낌을 잘 살려냈습니다. 인생에 대해 잠시 돌아보며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싶어지게 만드는 노래입니다.
윤도현은 다음달 2일부터 19일까지 서울 동숭동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콘서트를 여는데요. 포크 뮤지션 故 김광석이 생전에 그랬던 것처럼, 윤도현은 무대 위에 혼자 기타를 들고 올라가 노래를 부를 예정입니다. 팬들로선 록스타에서 포크 뮤지션으로 변신한 윤도현의 새로운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 윤도현 솔로 미니앨범 '노래하는 윤도현'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록스타에게 내재돼 있던 포크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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