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바라보는 정부와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 경제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의 수장,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확장적 거시정책 등의 경기부양을 통해 내년 4% 경제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에 경제전문가들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경제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4% 경제성장을 달성할 만큼 회복세가 크진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엔저 등의 영향으로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고, 설비투자 부진·가계부채 등으로 내수 회복에도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7%, 내년 4.0%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는 올해 재정·통화 등 확장적 거시정책 운용으로 경기회복세가 탄력을 받아 내년 4% 경제성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2일 열린 관훈클럽토론회에서 "지난 1분기에는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했는데 세월호 여파 등으로 2분기에 반 토막이 나서 0.5%를 기록했다"면서 "4분기부터는 정상궤도에 올라 1% 이상 분기별 성장이 가능하며 내년 경제성장률은 4% 수준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News1
하지만 시장의 시각은 다르다. 최근 엔화 약세 등으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에 제약이 따르고 대내외 불확실성 등이 크다는 이유로 정부의 4% 경제성장 달성은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현대경제연구원은 '2015년 한국 경제의 주요 특징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올해와 같은 연간 3.6%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도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이 3.9%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 3.8% 성장률을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현재는 정부와 같은 전망치인 내년 4.0% 경제성장을 내다보고 있지만, 오는 15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 전망에 대해 "수출이 엔화 가치 하락으로 원-엔 환율이 떨어지는 데다 대중(對中) 수출 부진으로 4.4%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원-엔 환율이 100엔당 평균 900원까지 하락할 경우 총 수출이 8.8% 감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세계 경제 회복세가 미약해 순수출(수출에서 수입 차감)도 축소될 전망"이라면서 "내수부문에서도 설비투자가 둔화되는 등 회복세가 미약해 설비투자 증가율이 올해 5.7%보다 낮은 5.1% 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경제가 지난해 1분기 이후 회복 국면에 들어섰지만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며 "한국 경제의 중기적인 성장률이 4%대를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LG경제연구원은 세계 경제 성장에서 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면서 우리나라가 과거처럼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성장을 이루기가 힘들어졌고, 원화 절상으로 수출기업들의 수익성도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고령층의 노후불안, 막대한 가계부채 등으로 내수가 경제성장을 주도할 정도로 빠르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예산정책처도 "내년 완만한 세계경제 회복세와 중국의 성장전략 전환(양적→질적성장) 영향으로 수출환경 개선 속도가 빠르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우리 경제의 탄력적인 회복을 억누르는 요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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