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불공정대기업이 '동반성장 최고등급'..공항서는 귀빈대접
2014-10-07 15:05:15 2014-10-07 15:05:15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중소기업을 상대로 '갑질'을 벌여 제재를 받은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지수에서는 최우수 성적을 받고 각종 정책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포스코는 조작된 서류를 제출해 3년간 이득을 챙겨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각각 제출 받은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삼성전자·포스코·SK C&C·KT 등 일부 대기업이 불공정 행위로 적발돼 제재를 받은지 몇 달 뒤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는 최고등급을 받아 하도급 실태와 직권조사 면제 등 각종 혜택을 누린 것으로 밝혀졌다.
 
포스코는 아예 동반성장지수 평가문서를 조작해 최고등급을 받았다. '11년부터 감행돼 온 허위제출은 올해가 돼서야 뒤늦게 드러났지만 2011년 부여 받은 등급만 취소됐을 뿐 2012년은 인센티브만 취소돼 받아 2년 연속 최우수 기업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동반성장지수가 체감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지수 평가 당시 종결되지 않은 불공정거래 사건들을 감정대상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동반성장지수는 공정거래협약 이행실적과 협력사 설문평가를 절반씩 합산해 집계되는데, 최고 등급을 받은 기업에게는 2년간 하도급 실태와 직권조사가 면제된다. 이밖에 해당 기업의 CEO의 국외출장 시 공항에서 귀빈대우를 제공한다.
 
(자료=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 출처=동반성장위원회)
 
일례로 SK C&C는 2010년부터 한해 동안 12개 협력업체와 SW시스템 개발과 유지보수 등 관련 계약을 체결하면서 하도급대금을 1500만원까지 부당감액해 2012년 2월 현대오토 등과 함께 총 6억9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그러나 같은해 6월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는 최고등급을 받았다.
 
KT도 태블릿 PC 부당 발주취소와 관련해 지난 4월 과징금 20억원을 부과 받고 2개월 뒤, 2013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2008년 1월부터 2010년 11월까지 체결한 150만 위탁거래 건 가운데 2만8000건(151개 협력업체)에 대해 불공정거래가 적발돼 2012년 5월 공정위로부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6억원을 부과 받았다. 그럼에도 2011년부터 3년 연속 최고등급이 부여됐다. 감점기준이 마련된 2013년 8월보다 공정위의 처분이 한해 앞섰다는 이유다.
 
박완주 의원은 "동반성장지수 평가가 신뢰를 받을 수 있겠냐"며 "공정거래에 고발된 기업들은 평가에서 유보하고, 뒤늦게 처벌을 받으면 보다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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