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7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애매모호한 답변에 대해 의원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윤 장관은 남북 고위급 2차회담에서 5,24 조치 해제 혹은 재검토가 논의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묻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의원의 질문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할 것이며 주무부서인 통일부 장관이 심도깊게 논의하고 표명할 것"이라고 말하며 답변을 피했다.
김 의원이 "윤 장관은 NSC에 상임위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외교와 통일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데 5.24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생각이 없냐"고 다시 묻자 윤 장관은 "다양한 시각에 대해서 제 의견을 말씀드리고 건설적인 논의가 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결국 "의견을 말하겠다고 하면서 또 왜 말하지 않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자 윤 장관은 "주무부서인 통일부 장관이 있기 때문에 말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이같은 윤 장관의 떠넘기식, 애매모호한 답변은 질의 과정 내내 반복됐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의원(윗 사진 왼쪽)이 7일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아랫사진)에게 질의하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동북아평화협력구상'에 예산이 20억원 배정됐다"며 "'동북아평화협력'처럼 대통령이 말하면 만들어지는 식은 안보이슈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반해 순발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윤 장관은 이에 "시간을 주면 충분히 답변하겠다"고 말했고, 최 의원은 "모든 의원들이 일관되게 지적하는 부분이 윤 장관의 추상적이고 담론 수준의 답변"이라며 "성과 위주의 이런 대답은 삼가야 된다. '의제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 '기존 다자협의체 활용하겠다', '민관 협력 추진하겠다' 이런 담론적인 얘기만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도 "(윤 장관은) 말씀을 굉장히 빨리 하시는데 알맹이 있는 얘기는 하나도 없다. 모두 다 뜬구름잡는 얘기만 하고 있다"며 "외시 통과하고 똑똑한 분들이 자꾸 이렇게 대답하시냐"고 소통의 답답함을 토로했다.
유 의원이 "외교부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이 힘을 합쳐서 의견 합의를 좀 보고 정보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자 윤 장관은 "이미 지난 1년 전에 각 부처들이 합심해서 만든 단체가 있다"고 맞받아 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이해찬 의원도 "장관이 답변을 자꾸 피하다보니 정책이 진전되지 않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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