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다음카카오가 수사기관의 이용자 정보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하고, 1:1 대화와 단체대화 전체 내용을 수사기관을 포함 누구도 볼 수 없도록 하는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한다.
8일 다음카카오는 이용자 정보 보호 강화 내용을 담은 ‘외양간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지금까지 검열논란으로 사용자 혼란과 불안을 초래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1:1대화에서 단체대화까지 모두 암호화..일반대화도 3일만 저장
다음카카오의 외양간 프로젝트 핵심은 프라이버시 모드 도입이다. 카카오톡에 새롭게 적용될 프라이버시 모드를 선택하면 대화내용이 암호화되는 비밀대화, 수신확인 메시지 삭제 등 강력한 사생활 보호가 가능해진다.
카카오톡은 프라이버시 모드를 위해 단말기에 암호키를 저장하는 ‘종단간 암호화(end-to end encryption)'기술을 도입한다.
암호화 된 대화내용을 풀 수 있는 암호키가 개인 단말기에 저장되며, 대화를 나눈 이용자의 단말기를 압수해 분석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서버에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 된다.
비밀대화 기능은 우선 연내 1:1 비밀대화방을 통해 제공되고, 내년 일분기까지 다수가 참여하는 그룹 비밀 대화방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또 카카오톡은 이용자 정보에 대한 보안성 강화를 위해 오늘부터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을 2~3일로 단축했으며, 빠른 시일 안에 서버 내 모든 대화내용에 대한 암호화도 함께 적용할 계획이다.
◇카카오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앞으로 모든 조치 다하겠다”
다음카카오는 마음 놓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 ‘더 안전하고 튼튼한 연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터전’이라는 목표로 ‘외양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이용자 정보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의 근간인 외양간을 방치해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을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이어 공식블로그를 통해 ‘감청 영장(통신제한조치)에 의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되었다’는 내용 등 그간의 논란과 비판에 대해서도 일일이 해명했다.
다음카카오 측은 “감청 영장을 받은 사실이 있으며, 정확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씀드려 혼동을 초래했다”며 “감청 영장에 의한 수사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실시간 감청을 위한 장비가 없어 영장에 기재된 요청 기간 동안 있었던 대화내용이 통상 3~7일 단위로 모아 수사기관에 제공됐다”고 밝혔다.
또 감청 요청은 국가안보 등 극히 제한적인 조건에서 법원으로부터 발부되는 영장에 의해, 카카오톡에 대한 감청 요청은 2013년 86건, 2014년 상반기 61건 감청신청이 들어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다음 카카오는 사용자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수사기관의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요청에 대한 요청 건수를 공개하는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다음카카오가 발표한 카카오톡 정보제공 현황(자료=다음카카오)
투명성 보고서는 다음카카오가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제공하는 통신자료(전화번호, ID, 닉네임, 서비스 가입일 또는 해지일), 통신사실확인자료(로그기록, IP), 감청영장(통신제한조치), 압수수색영장의 요청건수와 처리율을 매년 상하반기로 구분해 공개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제일 중요하다는 우리 이용자 정보 보호를 외치며 그저 외부 침입자들로부터 법과 울타리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할 수 있는 일 열심히 해왔다고 안주했었던 것 같다”며 “여러분이 공감하지 못할 저희만의 논리에 빠져, 최근의 검열과 영장 등의 이슈들에 대해 적절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고 사과했다.
다음은 다음카카오가 공식블로그에 올린 ‘카카오톡 공지사항’ 전문.
카카오톡 이용자 여러분들, 안녕..하셨나요?
오늘은 돌아보고, 사과드리고 또 향후 계획을 말씀드리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제일 중요하다는 우리 이용자 정보 보호를 외치며 그저 외부 침입자들로부터 법과 울타리만 잘 지키면 된다고, 할 수 있는 일 열심히 해왔다고 안주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게 다는 아닐 터인데..
이것이 첫번째 드려야 할 사과입니다.
최근의 검열.. 영장.. 등등의 이슈들에 대해 진솔하게, 적절하게 말씀드리지 못해 많은 이용자들의 마음을 불안하고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이 공감하지 못할 저희만의 논리에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드려야 할 사과입니다. 부끄럽고 아픕니다.
우리의 기반이고, 지지해주던 우리 편이라 생각했던 이용자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것 같아 더 아픕니다. 그래도..
만신창이 된 부심은 잠시 접어두고, 맞을 건 맞고, 카카오팀이 잘 할 수 있는 서비스 분야부터 “마음 놓고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는 의지를 보여드리고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단 생각에 공감합니다.
더 안전하고 튼튼한 연결을 최우선으로 하는 터전.
촌스럽지만 [외양간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머리를 맞대고 실행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1. 당장에 메시지 서버 보관 주기를 확 줄이자
= 10/8(수) 오늘 바로 적용
2. 서버에 아예 메시지를 남기지 말자
= 수신 확인된 메시지는 서버에서 바로 지우는
= 친구끼리 연결된 상태에서는 아예 저장도 안하는
3. 서버고 폰이고 웬만한 건 다 암호화해버리자!!
= 암호 풀 수 있는 열쇠는 대화쌍방만 가지게..
= 가장 안전한 비밀의 방으로
4. 서버와 폰에 꽤 강력한? 삭제 장치를 찾자
= 데이터 복구 힘들도록 하는 방식 등으로..
등을 감쪽같이 서비스에 녹여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불편을 겪거나, 급하다 하시던 다른 편의장치들이 다소 늦게 탑재될까 걱정도 됩니다. 이것이 세번째 드리게 될 사과입니다.
서비스 외에도 정책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겠습니다. 지엄한 법의 집행 내역을 투명하게 밝히는 것부터,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찾고 듣겠습니다.
우리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양간을 방치하고 서비스 근간인 우리 편의 신뢰를 잃는 것이 더 두렵습니다.
안심하고 카톡 쓰는 그날을 기약하며..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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