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국회 정무위원회가 지난 2011년 이후 3년만에 금융권 국외(國外)국감을 실시한다. 정무위는 국민은행 도쿄지점 부당대출로 계기로 해외지점의 영업행위를 살펴본다는 것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해외파견 직원이 2~3명이 전부인 금융감독원 일본·중국 사무소에 정무위 소속 의원 24명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 제외한 23명이 출장가는 것은 외유(外遊)국감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10일 정치권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회 정무위는 오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베이징과 도쿄에서 해외 국정감사를 진행한다.
부당대출 사건으로 도마에 오른 도쿄지역은 새누리당 김용태 간사를 비롯해 김종훈, 박대동 신동우 유일호 의원이 새정치연합은 김기준 김영환 박병석 이상직 의원 등이 참석한다. 신학용 의원은 개인적인 사정으로 불참할 뜻을 밝혔다. 대상기관은 금감원 동경사무소,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 우리은행, 대우증권 동경지점이다.
베이징은 정우택 정무위원장을 비롯해 새누리당 김상민 김을동 김정훈 김태환 유의동 이운룡 의원, 새정치연합 강기정 김기식 민병두 이종걸 이학영 한명숙 의원,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방문한다.
이들은 금감원 베이징사무소와 한국산업은행, 대우증권, 서울보증보험 베이징사무소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진수 금감원 부원장보(은행·중소서민감독)는 베이징을, 박세춘 부원장보(은행·중소서민검사)는 도쿄지역 국감에 동행한다.
◇지난 2011년 국회 정무위원회 LA지역 국정감사 현장. (사진=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실)
일단 금융권에서는 해외국감 방식, 규모 측면 모두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감원 해외 사무소의 역할은 해외지점 영업행위 등에 대한 검사가 아니라 해당국가의 금융당국과 연락책의 임무만 띄기 때문이다.
부당대출 사건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면 차라리 국내에서 금감원을 상대로 질의를 하는 것이 본 목적에 맞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항공료 등 경비만 3000만원을 상회한다. 국회 직원, 보좌진의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경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11년에도 큰 성과없이 마무리됐지만 외유성 국감이 나오자 오히려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적사항은 받아들이겠지만 (해외국감에 드는) 비용에 비해 성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외국감은 최초로 지난 2011년 미국·유럽 등 재정위기 상황을 살펴보고 국외 진출한 금융회사의 영업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시행됐다.
지난해엔 영국, 독일, 중국 소재 우리 금융기관의 해외지점을 방문하려고 의결까지 마쳤다가 '동양사태' 등으로 외부 시선이 곱지 않자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정치권도 외유국감이라고 비판받는 데 대해서 할말이 없진 않다. 해외지점 부당대출로 인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한 만큼 감사 차원에서 둘러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일주일짜리 국감일정이 올해는 단 이틀로 줄였다며 외유(外遊)가 아니라는 항변도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은행들이라던지 금융권의 현지 파견 업체들, 그리고 또 활동하는 내용들에 있어서 자국민들이 많은 분들이 않냐"며 "민원 차원 등에서 진행할 부분들 있고 업무 중심으로 해서 비행기 타고 가서 다음날 바로 돌아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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