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국감)미방위 "정부 통신비 인하정책 모두 실패"
2014-10-13 14:06:24 2014-10-13 14:06:25
[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국정감사가 본격 시작되면서 가계통신비 정책을 둘러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 소속 의원들의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의 역효과에 대한 지적 등 정부의 통신비 인하정책 실패에 대한 쓴소리가 거세다.
 
국감 일정으로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13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14일에 각각 실시된다.
 
◇권은희 의원 "단통법 시행 후 체감 통신비 4.3% 증가"
 
앞서 국회 미방위 소속 권은희 의원(새누리당)은 단통법 시행 후 체감 통신비가 오히려 평균 4.3% 증가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이 이통 3사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단말기 할부금 및 요금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갤럭시S5의 경우 단통법 시행 이전에는 평균 20만원의 보조금이 사용됐지만 이후에는 8만6000원으로 약 60% 감소했다.
 
그밖의 단말기들도 단통법 시행 전후의 보조금을 비교한 결과 ▲갤럭시 그랜드2 40.0% ▲베가아이언2 47.4% ▲갤럭시S5 광대역LTE-A 57.2% ▲G3 67.4%의 보조금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권 의원은 "단통법은 휴대폰 단말기 유통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제조사간 단말기 가격 경쟁이나 이통사간 서비스·요금 경쟁을 유도하고 가계통신비를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됐다"며 "아무리 초기에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이후에 달라질 보조금 변화에 대한 시뮬레이션이나 시장상황의 변화 가능성을 더욱 면밀하게 살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단통법 시행 전후의 단말기 보조금 규모 차이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통법 시행 전후 체감 통신비 비교(번호이동 및 신규가입자의 경우)(자료=권은희 의원실)
 
◇최원식 의원 "박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4전4패"
 
또 국회 미방위 소속 최원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가계통신비 인하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박근혜 정부가 ▲단통법 분리공시 ▲통신요금 원가검증 ▲보조금 가이드라인 ▲알뜰폰 정책 등에서 모두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분리공시는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미래부와 방통위가 '비밀병기' 수준으로 추진했지만 삼성의 강력한 반대 앞에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삼성의 공세 앞에 정부가 역전패 당했다"며 "앙꼬 없는 찐빵 격으로 분리공시가 빠진채 단통법이 시행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미래부가 통신사의 '원가 부풀리기'를 눈감아줬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이는 감사원의 미래부 감사과정에서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통신사가 마케팅비와 투자보수율, 법인세 등을 부풀려 22조원 수준의 원가를 뻥튀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부가 권한과 책임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다.
 
또 정부의 유명무실한 보조금 규제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최 의원은 "과열된 보조금 출혈 경쟁으로 인해 (구)방통위가 이통 3사 CEO들로 하여금 지난 2010년부터 3년간 매출액의 20~22% 수준으로 보조금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에 합의하게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신사들은 아무도 이를 지키지 않고 최소 3조8000억원에서 최대 21조4000억원의 보조금을 뿌렸다"고 말했다.
 
끝으로 알뜰폰 취지에 무색하게 시장의 55%를 재벌계열사들이 장악하게 했다는 점도 통신비 정책 실패의 일환이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현 정부 출범 직전인 2011년 14만3000원이었던 월평균 가계통신비가 2년 만에 15만3000원으로 더 올랐다"며 "지금이라도 박근혜 정부의 통신비 인하 공약들을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OECD '커뮤니케이션즈 아웃룩 2013'의 국가별 월평균 이동통신요금(USD PPP))
 
◇심학봉 의원 "비싼 통신요금은 이통 3사 담합과 미래부 방조 결과"
 
한편 국회 미방위 소속 심학봉 의원(새누리당)은 요금인가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이통 3사의 담합과 미래부의 방조 결과 통신요금이 더욱 비싸졌다"고 비판했다.
 
독점을 막고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된 요금인가제가 '100% 인가'라는 결과를 나타내면서 사실상 정부 주도의 담합이 됐다는 것.
 
심 의원이 미래부로부터 제출받은 '인가제 신청 및 인가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후 정부는 SK텔레콤(017670)의 통신요금 인가 신청 353건에 대해 100% 인가를 해줬으며, 이에 따라 KT(030200)LG유플러스(032640)도 유사 요금제를 출시해왔다.
 
심 의원은 "이같은 모습은 마치 통피아를 연상하게 한다"며 "실질적인 요금인하방안을 고민하고, SK텔레콤의 가격우산 밑에 숨어 가격인하에 대한 어떠한 노력도 않는 통신사들의 자구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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