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앞으로 수시기관의 감청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이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다면 모든 처벌은 대표이사인 제가 달게 받도록 하겠습니다(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
1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긴급기자회견에서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사용자들의 불안감을 깨닫지 못하고 최근의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해 반성하며, 본인의 미숙한 대처도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또 이 대표는 “보안을 철저히 하고 관련 법제도를 따르는 것만으로 이용자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있다고 자만했다”며 “이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법과 프라이버시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을 때는 어떠한 경우라도 프라이버시를 우선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18일 검찰이 ‘사이버상 허위사실 유포사범’에 대해 상시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철저하게 수사한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다음카카오는 여러 차례 논란 해명에 나섰지만, 감청영장(통신제한조치)이 집행된 개인의 대화 내용을 여러 차례 수사기관에 제공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이 크게 악화됐다.
이 자리에서는 크게 다섯 가지 후속조치가 발표됐다.
▲ 지난 10월 7일 이후부터 감청영장에 응하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응하지 않을 계획 ▲감청 영장 외 영장 집행 과정에서 최소한의 정보가 제공될 수 있도록 외부전문가를 섭외해 정보보호자문위원회를 구성해 검증 ▲최세훈 공동대표가 책임지는 사내 프라이버시 보호 테스크포스(TF) 설치 등의 내용은 처음 공개됐다.
또 이전에 공개한 투명성 보고서와 프라이버시 강화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내용도 발표했다.
다음카카오는 올해 연말을 목표로 영장집행 내용 등에 대한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며, 프라이버시 모드는 스마트폰 간 1:1대화의 경우 연내, 그룹방은 내년 1분기 내, PC버전은 내년 2분기 내에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위해 과감히 투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사용성을 강조하면 보안이 떨어지고 보안을 강조하면 사용성이 하락하지만, 지금은 프라이버시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이 외 더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방안들은 더 찾아서 개선하고 고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불거진 패킷 감청과 대화 내용 보관 관련한 사용자 미고지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대표는 패킷 감청을 위해서는 서버에 감청 장비가 설치돼야 하지만, 현재 그런 설비가 없으며 앞으로도 장비를 갖출 계획은 전혀 없어 ‘사실 무근’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화 내용 사용자 미고지 관련해서는 전 세계 어떤 메신저도 대화내용을 법에서 정한 ‘사용자 정보’로 취급하지 않지만, 향후 문제가 되는 점은 없는 지 다시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블로그 공지 사과문 등 사내 안팎의 커뮤니케이션 불협화음에 대해 이 대표는 “사태를 가볍게 여기거나 가벼운 마음으로 작성한 글은 결코 아니다”며 “인터넷 업계와 모바일 업계의 감성에 맞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사용자 분들에 대해서 진지하지 못한 태도로 비춰진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이용자의 신뢰를 되찾는 일은 뼈를 깎는 노력이 있어야 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계기로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성명서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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