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동훈기자] 수백 년 전 서양인들이 그린 지도에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세계 각국의 고지도(古地圖) 전문가가 서울에 모여 이 같은 궁금증을 풀어주는 자리가 마련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은 15일 한국고지도연구학회·한국지도학회와 함께 세계고지도협회 (IMCoS)의 제32차 국제학술대회를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지도에 담긴 평화'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는 행사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미국, 호주 등 15개국의 전문가 100여 명이 동서양 고지도에 대한 의견과 정보를 나누게 된다.
페트라 스바텍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교수는 지난 16~19세기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고지도에 그려진 우리나라와 중국 동부 지역에 대해 발표한다.
지난 19세기 전반까지도 우리나라와 교류가 없던 오스트리아, 독일의 고지도에 나타난 우리나라 모습을 국내에 처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이 논문은 주목할 만하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미국의 지도·예술품 박물관인 맥클레인 콜렉션의 큐레이터인 리차드 펙은 지난 1700년경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출간된 지도 제작자 파올로 페트리니의 아시아 지도가 우리나라에서만 제작된 세계지도인 원형천하도(圓型天下圖)에 영향을 미쳤다는 독특한 견해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는 원형천하도가 지난 17세기 서양의 세계지도와 고대 중국 지리서인 산해경의 동아시아 세계관이 결합돼 탄생한 것이라는 우리나라 연구자들의 견해와 상이한 주장이다.
중앙도서관 관계자는 "동서양 지도 제작의 궁금증을 풀 수 있을 이번 학술대회는 한국 고지도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의 전문가들에게 알리고 지도와 관련한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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